← 목록으로
·2,984자·5분 남짓

디지털 프리 데이 (Digital- Free Day)

지난날을 돌아보면 세월은 정말이지유수(流水)처럼 빠르게 지나갔다.

그러나, 선조들과 달리 우리는 참으로 놀라운 과학 발전을 경험하며 살았던 행운을 누렸던 것 같다.

기술의 진보는 일상의 삶 속에서도 상상하기 어려운 엄청난 변화를 가져 왔다.

특히, 디지털 시대로의 진입과 함께 찾아온 스마트폰은 사람들의 삶의패턴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조그마한 스마트폰 하나로 필요한생활의 거의 모든 일을 하고 있으니놀라울 따름이다.

"일상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을 새로운 인류라는 의미로 만들어진, 신조어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 ns)"는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스마트폰을 세상에 내놓고 구동 플랫폼으로 인터넷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강력한 태크노 대기업들이 인류를 지배하고 있다는 느낌마저 든다.

대표적인 기업으로 애플(Apple)과구글(Google)을 꼽을 수 있다.

앞으로 스마트폰에 어떤 프로그램이나타날지 모르지만, 요즘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동영상을 골라보는 유튜브(You Tube)에 사람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 같다.

여행하다 보면, 도시에 따라 지하철을 부르는 이름들이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뉴욕에서는 서울과 같이 서브웨이(Sub- way)라 부르며, 파리는 메트로(Metro) 그리고 런던은 튜브(Tube)라고 한다.

영국인들이 지하철을 가리키는 이"튜브(Tube)"라는 단어를 미국인들이텔레비전을 대신하는 말로 많이 사용 했는데, 이는, 아마, 평면 Tv 이전의텔레비전이 브라운관으로 만들어졌기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까, 유튜브(You Tube)라는 말은 "네 손안의 텔레비전" 정도로 해석하면 될 것 같다.

이 유튜브는 미국의 거대 태크 기업인구글이 운영하고 있다.

지금은 알파벳(Alphabet)이라는모기업을 설립하여 편입시킨 구글은, 1998년 스탠퍼드 대학원 동문인 래리페이지(Larry Page)와 세르게이 브린(Sergey Brin)이 설립한 회사다.

"세상을 바꾸겠다"라는 꿈을 갖고 있던 이 두 청년을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상당히 아끼며 많은 조언과 도움을 아끼지 않았었다.

서구 사회에서는 사업하는 사람들에게 수백 년 전부터 내려오는 말이 있다.

"In business one has associates, but no friends. 사업에 동업자는 있어도 친구는 없다"

구글이 점점 성장하고, 애플과 사업 분야가 조금씩 충돌하며 잡스와 두 사람 사이에는 묘한 기운이 감돌기 시작한다.

그런데, 이들의 움트기 시작하는 불화사이에는 의외의 인물이 있었다.

에릭 슈미트(Eric Schmidt)다.

프린스턴 대학 전기 공학과를 졸업하고 캘리포니아 대학 버클리에서 컴퓨터 공학으로 석/박사를 마친 에릭 슈미트는, 잡스와 친밀한 관계로 애플의이사회 멤버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한편으로는 구글의 래리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의 충실한 멘토 역할을 하고 있었다.

애플이 아이폰( iPhone)과 아이팟(iPot)을 개발할 당시, 애플의 이사회에몸담고 있던 엔지니어 에릭 슈미트는 두 제품의 장점과 단점을 누구보다 잘파악하고 있었을 것이다.

잡스는 그의 자서전에서, 자신과 래리와 세르게이 사이에는 "구글은 애플의ios 같은 모바일 플랫폼 개발은 하지않는다"라는 무언의 약속이 있었다고 말했다.

비지니스의 세계가 늘 그렇듯이, 두 사람은 허울좋은 신의(信義) 보다는실리(實利)를 택하며, 잡스와의 약속을 깨고 모바일 플랫폼 "안드로이드(And- roid)" 개발을 시작하게 된다.

이 소식을 들은 잡스는 구글의 사무실까지 쫓아가 래리와 세르게이에게 크게 화를 냈으며, 결국, 법적 소송까지 가는 일이 벌어졌다.

물론, 애플과 구글의 싸움 뒤에 에릭슈미트가 있다는 것은 실리콘밸리 사람들이 다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스티브 잡스는 죽을 때까지 에릭 슈미트에 대한 서운한 감정을 버리지 못했다.

스티브 잡스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쓴 월터 아이작슨(Walter Isaacson) 의 자서전 <스티브 잡스: Steve Jobs> 에서, 월터는 이런 잡스의 감정을 짧고분명하게 표현했다.

"Jobs felt personally betrayed. 잡스는 개인적으로 (에릭 슈미트에 대해) 배신감을 갖고 있었다."

그 후, 예상했던 대로, 에릭 슈미트는 구글의 CEO를 역임하며 회사의 비약적인 발전을 이끌었다.

필자는 12/3년 전쯤 그가 쓴 <The New Digital Age>를 읽어본 일이 있다.

개인은 물론 정부와 기업이 미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술, 테크놀리지(Technology)를 반드시 알아야 된다는 이 책의 내용은 당시 많은 사람들에게공감을 주었다.

에릭 슈미트는, 탁월한 안목과 리더쉽으로 미국의 기술 발전에 큰 공헌을 한인물이지만, 왠지, 이중적이고 교활하다는 생각을 버릴 수 없다.

그는 2016년 미국 국방부 혁신 자문위원회 의장을 맡아, 정부 기술 정책에도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례로, 에릭 슈미트는 "미국은 모든 정치적 역량을 동원해 대만의 TSMC와삼성전자가 미국의 반도체 설계회사퀄컴(Qualcomm)과 엔비디아(NVID- IA) 같은 회사들과 협력하여 미국 내에 반도체 생산 공장을 설립해야 한다."라고 일관되게 주장했다.

삼성전자와 TSMC에게 좋은 일인지나쁜일인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지만, 어쨌든, 그의 주장은 관철되어 두 회사는 수십조 원을 투입하여 현재 미국 내 공장을 짓고 있다.

2006년 구글이 유튜브를 인수할 때도 에릭 슈미트는 전면에 없었다.

그러나, 스마트폰 동영상 사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을 예상한 그가 막후에서 결정적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

디지털 시대는 우리에게 일일이 설명할수 없을 정도로 많은 편리함을 제공하고 있지만, 세상만사 좋은 점이 있으면 나쁜 점도 있기 마련이다.

부정적인 요인 중에서도,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인터넷상의 거짓 뉴스나자극적인 동영상으로 인해 사람들의사고(思考)가 극단화되고 있는 문제다.

디지털 문화로 인해 사회가 극단화되어가는 현상은 우리뿐만 아니다.

미국 신문의 개인 상담 코너에는 가끔 이런 유(類)의 기사를 볼 수 있다.

"My husband only sees in red and blue. 제 남편은 도대체 공화당과 민주당 밖에몰라요."

위 영어 문장을, 언뜻 보면, "우리 남편은 빨간색과 푸른색만 보는 색맹이다"라고 해석할 수 있지만, red와 blue는공화당과 민주당을 표현하는 말이다.

그러니까, 상대방을 "빨갱이"인가"수구꼴통"인가로 판단하려 덤비는한심한 사람들이 있는 우리 사회와 같이, 모든 인간 관계를 "공화당원"인가"민주당원"인가로 따지려는 남편을 걱정하는 미국인 아내의 고민 상담제목이다.

비교적 문화 선진국이라고 자부하는미국에서조차, 많은 정치/사회 평론가들이 자신들은 지금 "극단적 파벌의 시대, 하이퍼파티슨 이러(Hyperpart- isan era)"에 살고 있다며 자괴(自愧) 하고 있는 것을 보면 문제의 심각성을 짐작할 수 있다.

대다수의 비평가들은 이런 사회 현상은유튜브와 같은 매체들에서 떠도는 음모론이나 극단주의 영상의 탓이 가장 크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는, 젊은 세대와 달리, 아직 아날로그(Analogue)의 추억이 남아 있다.

새 책을 사서 책장을 넘길 때 나는빳빳하게 바스락거리는 상쾌한 소리, 아침 일찍 대문 앞에서 들고 오는 신문에서 나는 잉크 냄새 그리고 서재의 오래된 책에서 나는 가벼운 곰팡이 냄새까지 그리워질 때가 있다.

언젠가부터 나도 책을 읽거나 다른 일을 하던 중에 스마트폰의 메시지를찾아보다, 나도 모르게 유튜브의 동영상에 꽤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쓴웃음을 지을 때가 있다.

얼마 전, 해외 한 칼럼니스트의 "디지털프리데이(Digital-Free Day)"라는 글을 읽고 많은 생각을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