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폼(Uniform)의 재해석
세밑인 지난 12월 31일 난데 없는 뉴스가 CNN과 BBC를 포함한 전 세계 주요 언론들의헤드라인이 되었다.
재판을 앞두고 보석 중이던 전니산 자동차 카를로스 곤 (Car- los Ghosn) 회장이 일본을 탈출하여 이스탄불을 거쳐 레바논 베이루트에 도착했다는 뉴스였다.
언론을 뜨겁게 달군 그의 탈출스토리는 한 편의 스파이 액션스릴러다.
미국의 특수부대 요원까지 개입 하여 탈출 루트를 철저하게 조사 한 후, 악기 운반 상자로 위장한박스 안에 곤 회장을 싣고 오사카간사이 공항을 빠져나와 자가용제트기를 이용해 유유히 이스탄불로 날아갔다는 이야기다.
1월 9일 베이루트 기자회견에서곤 회장은, 무언가 충격적인 폭로를 예상했지만, 세계 자동차 업계를 주물렀던 노회한 사업가답게 일본 정부와 딜(Deal)을 할 목적인지 상당히 절제하는 분위기였다.
레바논 측에 범인을 인도하라는압박과 함께 곤 회장의 입을 막으려는 일본 정부의 총 공세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도 보인다.
카를로스 곤 회장의 베이루트기자회견은 그의 이 말로 요약 된다.
" l am now in Lebanon and will no longer be held host- age by a rigged Japanese justice system where guilt is presumed, discrimination is rampant, and basic hum- an rights are denied, ..." "일본 검찰의 피의자 조사는유죄를 기정사실화하고 시행 하며, 차별이 난무하고 기본적인 인권이 무시되고 있다. 나는 지금 레바논에 있으며 더 이상 (그런) 사법제도에 의한 조작된 인질이 아니다."
사실, 2018년 11월 곤 회장이 처음 구속된 후 두 번에 걸친 구속과 보석을 지켜보며, 서방 언론들은 도쿄 지방 검찰의막무가내식 수사 방식에 아연실색했다.
AP 통신의 아래 센텐스는 국제여론을압축한 표현이라 할 수 있다.
"His solitary confinement, interro- gation without a lawyer present and a ban on seeing his wife all cast a poor light on Japanese justice. "그의 (열악한) 독방 구금, 변호사 배석 없는 심문 그리고 부인의 면회마저 금지 한 이 모든 행태는 일본 사법제도의 어두운 그림자로 비춰 질수밖에 없다."
그동안 언론들은 "Japan's hostage justice system <일본의 인질 사법시스템>"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했었다.
일본 정부와 니산 경영진이 , 곤 회장의주장처럼, 니산의 프랑스 르노와의 합병을 저지했을지는 모르지만 일본은 자신들의 후진적 사법제도를 고스란히 보여준 우를 범한 것만은 틀림없다.
그런데, 이런 와중에 뜬금없는 외신보도가 우리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든 일이 있었다.
"선진국인 줄 알았던 일본의 사법제도가 한국, 중국과 별로 다른 것이 없다."
싸움 구경하다 난데없이 뺨 맞은 꼴이다.
그러나, 눈을 안으로 돌려 우리 사법제도를 바라보면 그런 소리를 들어도 별 할 말이 없다.
권위적이며 과도한 엘리트 의식에 젖어 있는 우리 사법 시스템의 뿌리가 일제식민시대에 있으며, 지금까지 이를 극복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사실이다.
법을 공평하게 집행하고 시민의 정당한권리와 인권을지키며 양질의 법률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법원, 검찰, 경찰 공무원 들은 주인인 시민위에 군림하려는 왜곡된 식민 문화에 젖어있지 않았나 자신들을돌아보는 깊은 성찰이 있어야 한다.
지난 1월 3일 사법개혁의 일환으로"공수처 법"에 이어, 국회는 1월 13일"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법을 통과시켰다.
이 두 법은 분명히 위험 요인을 갖고 있다.
공수처는 집권세력이 권력 유지를 위해이용할 가능성이 있고, 검경 수사권 조정은 경찰의 인권 유린에 노출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법률적 허점, 루프 홀(loop- hole)이 있다고 해서 개혁을 멈출 수는 없다.
한국의 민주주의는 이미 세계적인 수준 이라는 것이 국제사회의 객관적 평가다.
따라서, 우리는 그런 법률적 약점들을시정 보완하며 운용할 수 있는 충분한 국민적 역량이 있다.
기왕에 시작한 개혁, 경찰 개혁도 과감히추진하여 사법정의가 살아있는 진정한 선진 민주국가로 전진해 나가야 한다.
2500년 전 아테네에서 태동한 민주주의는 불변의 원칙을 갖고 있다.
"유니폼(Uniform)은 시빌(Civil)의 권력을 넘어설 수 없다."
유니폼은 군을 뜻하고, 시빌은 시민을 말한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는 유니폼이 단지군만을 의미한다고 볼 수 없으며, 물리력을 갖고 있는 검찰과 경찰도 유니폼이라고 재해석되어야 한다.
그 유니폼은 법을 정의롭게 집행해야 하고 선량한 시민의 권익과 인권을 보호 해야 하며, 그리고 시민 권력의 명령에절대복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