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과 제물(祭物)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며 거짓 뉴스들도기승을 부리고 있다.
2월 22일 미 국무부 관리 필립리커(Philip Reeker)는 러시아가 "미국이 중국과 무역 전쟁일환으로 바이러스 균을 퍼뜨렸다"라는 가짜 뉴스를 SNS를 통해 유포 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물론 러시아는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일축했다.
같은 날 WHO도 무차별적으로 떠도는 허위 뉴스들에 대해 경고하고 나섰다.
그런데, 인류의 역사를 돌아보면 전염병이 창궐할 때는 언제나 희생양을 찾았던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1348년 유럽에 흑사병이라불리던 페스트(Bubonic Plag- ue)가 발생하여 유럽 인구의4분의 1이 죽는 엄청난 재앙이 있었다.
유럽인들은 유대인들이 이 전염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것을 보고, 유대인이 그리스도인들을죽이기 위해 이병을 퍼뜨렸다고생각하기 시작했다.
병원균에 대한 지식이 없던 당시에, 사람들은 유대인들이 우물에독을 풀어 넣었다고 비난했다.
또, 독개구리와 독거미의 독을오일이나 치즈에 묻혀 뿌리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이런 헛 소문은 교회를 중심으로 점점 유대인들을 다 죽여야 한다는 광기로 변해 갔다.
결국 독일에서는 광장에 유대인 들을 모아놓고 불태워 죽이는 일이 벌어졌다.
여인들과 영문도 모르는 어린아이들까지 불속에 산 채로 던져 버리는 생지옥 같은 일들이 일어났다.
15세기에는 성병인 매독(Syph- ilis)이 유럽을 중심으로 유행을했었다.
독일은 이 병을 프랑스인이 옮겼다며 "프랑스 병"이라 불렀고, 프랑스는 이탈리아 코티젠(Courtesan: 부자들을상대했던 창녀)들이 전염 시켰다고비난했다.
그 후, 폴란드는 러시아를, 이란은 터키 를, 무슬림 나라들은 힌두 국가를 그리고 일본은 포르투갈을 이 성병을 옮긴 나라로 낙인찍었다.
19세기 미국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당시, 미국에는 아일랜드계 이민자들이부쩍 늘고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이때콜레라가 창궐했다.
미국 사회의 주류였던 신교 크리스천 들은 아일랜드 로만 카톨릭 교인들을 무척 싫어했다.
그런 연유인지는 몰라도, 미국인들은콜레라를 아일랜드인들이 가지고 왔다며 아일랜드 병(Irish Disease)이라 불렀다.
더 어처구니없는 것은, 의사들이 시민들에게 아일랜드 인들이 즐겨 마시는독한 위스키를 절대 마시지 말라고 경고 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른 후, 콜레라에 특별한 약이 없던 당시에는 어쩌면 위스키가 제일 유효한 약이었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이와 같이 전염병이 창궐할 때는 언제나 세상은 과학적 근거 없는 광기에 휩쓸렸다.
그리스의 유적지나 신전을 여행 하다 보면 광주리를 머리위에 이고 있는 여인의 조각상이나 돋을새김(돌 표면새김)을 종종 볼 수 있다.
"신에게 바칠 제물을 이고 가는 처녀"커네포라(Canephora)다.
인류는, 고도의 문명사회에 살고 있지만, 전염병 같은 보이지 않는 공포 앞에 서면감춰져 있던 집단 히스테리아를 숨기지 않는다.
끊임없이 제사 지낼 제물과 비난의희생양을 찾는 것을 보면 인간의 본성은 결코 변하지 않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