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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르타의 성화 주자 제라드 버틀러(Gerard Butler)

3월 12일 고대 올림픽 발상지인 그리스 남부 올림피아 헤라 신전에서 2020 하계 올림픽 성화 체취 행사가 있었다.

그리스 여배우 신티 게오르기가여사제로 분장하고 태양빛으로 불을 얻는 이 행사에는, 예전과 달리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과 일본 올림픽 위원회 몇 명 등필수 요원만 참석한 가운데 조용 하게 진행되었다.

그리스 당국도 코로나 바이러스확산을 염려해 시민들에게 참여자제를 요구했다.

그러나, 13일 성화 봉송 행사장에 갑자기 수 백 명이 몰려들며행사장이 혼잡해지기 시작했다.

이렇게 되자 당국은 그리스 내 성화 봉송 릴레이를 하루 만에전면 취소했다.

당초 그리스는 3월 19일 일본에성화를 넘길 때까지 자국 내에서봉송 행사를 가질 예정이었다.

사람들이 많이 모여들어 소란스러워진 것은 관련 기관들의실수가 큰 몫을 했다.

헐리우드 배우 제라드 버틀러를성화 봉송자로 선정했기 때문이다.

그는 영화 300에서 주인공 레오니다스 역을 했었다.

전설적인 스파르타 왕 레오니다스를 연기한 제라드 버틀러는 그리스에서, 그것도 스파르타의 옛 땅인 올림피아가 있는 펠로폰네소스 반도에서는, 세상의 어느배우보다 인기가 높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영화 300은, 헤로도토스의 <역사>에 기록된 역사적 사실을 모팁스(motifs)로 잭 스나이더가 감독한 작품으로, 2006년개봉되어 우리나라에서도 큰 인기를 얻었던 블록버스터다.

스파르타의 왕 레오니다스가 자신의300명 정예부대와 함께 마케도니아 해안 좁은 골짜기 테르모필레 언덕에서 페르시아 백만 대군과 싸우다 장렬히전사하는 내용이다.

기원전 480년에 있었던 이 테르모필레 전투는, 그보다 10년 전 칼리마코스 장군이 승리했던 마라톤 전투와 함께, 서구인들의 용맹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최초의 동서양의 대결이었던 페르시아와의 전쟁에서 레오니다스는 임전무퇴의 정신으로 불꽃처럼 산화하므로 서양사의 전설이 되었다.

전쟁이 끝난 후 테르모필레 언덕에 세워진 비문은 서구인들에게 그들의우월함과 임전무퇴의 기개를 보여주는 정신적 고향과도 같은 명문이다.

"지나가는 나그네여, 가서 라케다이몬 인들에게 전해 주시오. 우리가 그들의 명령을 이행하고 이곳에 누워 있다고" <라케다이몬은 스파르타를 뜻하는그리스어의 다른 표현이다>

그런데, 이 영화 300에 대한 평론가들의의견은 상당히 엇갈렸다.

특히, 인권 운동가들에게는 나쁜 영화의전형이라는 혹평을 받았다.

무엇보다, 영화에 등장한 레오니다스와300인의 용사는 근육질의 멋있는 남성으로, 페르시아 왕 크세르크세스는 얼굴에 피어싱을 하고 요란한 장신구를 걸친마왕처럼 그리고 그의 군사들은 마치지옥의 군사처럼 묘사한 부분이 논란을 일으켰다.

영화와는 다르게, 헤로도토스는 그의 저서 <역사>에 크세르크세스를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이들 수백 수십 만명 가운데 준수한용모와 헌칠한 키로 크세르크세스와통수권을 다툴만한 자는 아무도 없었다."

크세르크세스는 구약의 에스더서에등장 하는 아하수에로 왕이다.

성경은 그를 유다 여인 에스더를 비(妃) 로 맞이했으며, 유다인들에게 선을 베푼 왕으로 기록하고 있다.

이와 같이, 아무리 연출자의 각색을 존중 해야 한다고 하지만, 동양인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이 영화는 지극히 인종 차별적저질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어제 3월 20일 성화는 개최지 일본에도착했다.

그러나, 도쿄 올림픽은 그리스 내에서성화봉송 릴레이가 취소되며 출발부터전례 없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사 칼럼에 가끔 등장하는 펠(Pall) 이라는 어휘가 있다.

암울한 미래를 예견하는 "짙은 먹구름"이라는 의미다.

그러나 이 말의 원래 뜻은 "주검이 누워 있는 관(棺)을 덮는 천"이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석연치 않은 일본 정부 대처에 세계 언론의 의심의눈길과 함께 이래저래 2020 도쿄 올림픽은 펠을 닮은 짙은 먹구름이드리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