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Disney)의 겨울왕국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젊은 과학 영재들이 꿈을 찾아 모여드는 실리콘밸리에는 전설처럼 떠도는 말이 있다.
Do you want to spend the rest of your life selling sug- ared water, or do you want a chance to change the world? "남은 인생 설탕물이나 팔면서보낼 거요, 아니면 세상을 바꿔 볼 기회를 잡을 거요?"
1984년 스티브 잡스(Steve J- obs)가 당시 팹시 콜라 CEO로 있던 존 스컬리(John Sculley) 를 애플의 CEO로 영입하는 과정에서 머뭇거리는 그에게 던진 말이다.
세계 유수 기업 중 하나인 펩시콜라 CEO를 "설탕물 장사"라고희화화하는 잡스의 예봉(銳鋒) 이 웃음 짓게 한다.
어쨌든, 그 후 존은 팹시를 사임 하고 애플의 CEO로 취임했다.
인간사 마음대로 안 되는 것은동서고금(東西古今)이 같다.
특히, 사람과의 관계는 끊임없이변하고 변한다.
죽고 못 사는 오늘의 친구가내일의 적이 되고, 원수 같았던 사람이 살다 보니 어느 날 동지가 되어있는 일도 있다.
매킨토시 신제품 판매 실패와 핵심 인력의 퇴사가 이어지며애플 사내 분위기가 뒤숭숭해지자, 잡스와 존의 관계는 점점 갈등 관계로 치닫기 시작한다.
급기야, 존 스컬리는 잡스에게회사를 떠나라고 요구한다.
애플 사내의 이 헤게모니 싸움에서 우리는 또 다른 인간의비정함을 보게 된다.
잡스가 무일푼으로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많은 도움을 주었던이사회의 실력자 아더 락(Arth- ur Rock)이 존 스컬리의 편에 서게 된다.
세월이 흐른 후 잡스는 그의전기를 쓰고 있던 월터 아이작슨(Walter Isaacson)에게 그때의 충격을 이렇게 회상하며 눈시울을 적셨다.
Arthur had been like a father to me. He took me under his wing. He chose Scully over me. That really threw me for a loop. I never thought he would abandon me. "아더는 나에게는 아버지 같은분이었다. 그는 (결점이 많은) 나를 항상 품어 주었다. 그런 그가 (결정적인 순간에) 나를 버리고 스컬리를 선택했다. 정말 그것은 나를 궁지(窮地)로몰아붙이는 것이었다. 나는아더가 나를 버릴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 했다."
그렇게 스티브 잡스는 그가 창업했던애플에서 쫓겨났다.
애플에서 물러난 후 1985년, 잡스가에드 켓멀(Ed Catmull)과 존 라서터(John Lasseter)를 만난 것은 운명적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사람들은 훗날 이들의 만남을 테크놀로지(Technology)와 아트(Art)의 만남이라고미화했다.
잡스는 "그때까지만 해도 실리콘 밸리와할리우드 사람들은 서로 간에 사업적 교류나 존중(尊重)같은 것은 없었다"라고 말했다.
손으로 그리는 일본 애니메이션이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던 당시에, 컴퓨터그래픽을 이용한 작품을 만들겠다는 이엉뚱한 두 사람에게 잡스는 큰 흥미를 갖게 된다.
그들은 의기투합(意氣投合) 했다.
이렇게 탄생한 회사 픽사(Pixar)에 잡스는 자신의 퇴직금의 절반이 넘는 5천만달러를 쏟아붓는 베팅을 했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발표된 픽사의 작품 토이 스토리(Toy Story)가 공전(空前)의 대성공을 거두게 된다.
어느 날 갑자기 에니메이션계의 지각변동이 찾아온 것이다.
이는 절대 강자 일본 애니메이션 시대종말의 서막이었으며, 거인 디즈니가신생기업 픽사에게 미래 시장의 인이셔티브(Initiative)를 빼앗긴 사건이기도 했다
당시 디즈니의 총괄사장(Chief Operat- ing Officer)이었던 밥 아이가(Bob Iger) 는 그때의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이사회와 직원들은 뚜렷한 비전을 잃어버린 채, 무엇이 문제인지도 모르는 관료주의에 빠져 있었다.
그러나, 밥은 "애니메이션이 없으면 디즈니의 미래도 없다"라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
그는 어떻게든 픽사를 인수하여, 픽사가 갖고 있는 혁신의 정신을 디즈니에 불어 넣고 싶어 했다.
스티브 잡스와 밥 아이거의 담판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협상은 밥이 잡스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하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밥의 이런 겸허하고 열린 자세가 잡스를 움직이며 긴장감은 쉽게 사라졌다.
디즈니가 픽사를 74억 달러에 인수하며, 스티브 잡스는 디즈니 주식 7 퍼센트를소유한 최대 주주가 된다.
두 회사 합병 후 잡스는 곧바로 에드켓멀에게 "디즈니에 가서 밥 아이거를도와 회사를 혁신하라"라고 주문한다.
이렇게 그들은 거인 디즈니를 잠에서깨웠다.
"잡스의 시대는 끝났다"라고 떠들던 수많은 사람들을 비웃듯이 스티브 잡스도부활의 날개를 폇다.
2014년 초 개봉한 디즈니의 겨울왕국 1 은 디즈니와 픽사의 합병 후 본격적 작품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천만 관객을 돌파한 세계적인 블록버스터로 기록 되었다.
5년 후인 지난해 년 말 겨울왕국 2가 개봉 되자, 나도 반가운 마음에 극장을 찾았다.
주인공 겨울의 공주 "엘사(Elsa)"는 이미 지구촌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사랑을 받는 디즈니의 마스코트로 우뚝 섰다.
이 판타지 애니메이션을 보며 사람들은 두 선구자를 떠올렸을 것이다.
쉽고 편한 길이 아닌 모험적 변화를 선택한, 이제는 미국 기업인 중 가장 존경받는경영인이 된 밥 아이거 디즈니 회장이다.
그리고, 인류의 문화를 바꾼 위대한혁신가 스티브 잡스다.
겨울왕국은 그의 DNA가 살아 숨 쉬고 있는 것만 같아 우리들의 가슴을 뛰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