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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權力)의 이동

언젠가부터 낭만과 즐거움으로 들떴던 연말연시(年末年始)가 밋밋해졌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크리스마스캐롤송이 거리에서 사라진 것이 가장 큰 것 같다.

그래서인지 가끔 쇼윈도 앞에 꼬마전등 장식들이 반짝이며 송년의 노래가 들려오던 거리가 그리워 진다.

젊은 시절에야 한 해가 가는 것이 대수롭지도않았고, 12월만 되면 울려 퍼지는 캐롤송은 온통 마음을 들뜨게 했다.

그 즈음에 눈이라도 오면 정말 집에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었다.

애인이 없어도 좋았다.

성탄 노래가 울려 퍼지는 눈 내리는 거리에서는스쳐가는 청춘들이 모두애인이었고 친구였으니...

24일 크리스마스이브는 교회 다니는 사람들에게는 일 년 중 가장 큰 잔칫날이었다.

베들레헴 구유에서 태어난 예수를 찬양하는 날이다.

그날, 어김없이 들려오던찬송 "거룩한 밤 고요한 밤"은 지금 들어도 어린 시절을생각나게 하는 마음의 고향 같은 노래다.

영어는 오늘날 세계인들의 공용어가(公用語) 되었지만, 다른 언어에 비해 그 역사가 짧다.

16세기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영어 문학의 꽃을 피우기 전까지만 해도 영국의 귀족들은 대부분 불어 를 사용할 정도였다.

그 때문에 영어는 어휘의 어원(語原) 을 비교적 쉽게 알 수 있다.

1300년대 즈음에 런던 교외(郊外)에 병원 하나가 건립되었다.

병원 이름은 "The Hospital of St. Mary of Bethlehem"으로, 우리말로는 "베들레헴성 마리아 병원"이라는 정신병원이었다.

이 병원은 초창기에 환자 치료 수준이 아주 형편없었다.

병원은 늘 환자들로 인해 소란스럽고, 통제 불능 상태의 난장판이나 다름없었다.

이런 연유로 "난리" "법석"의 뜻을 갖고 있는 베들렘(Bedlam) 이라는 영어 어휘가탄생했다.

참으로 언어의 극적인 변덕이다.

"평화와 고요함과 축복"의 베들레헴이어쩌다 영국에 가서 "난리법석"이 되었는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이틀 전인 11월 1일필라델피아 유세에서 지금의 상황을 예견한 듯한 발언을 했다.

AFP 통신의 보도다.

"Trump warned of 'bedlam in our country' if no clear winner emerges quickly in Tuesday's election." 트럼프는 만약, 화요일 선거에서 선명한승자가 빨리 나오지 못할 경우 "미국의베들렘"을 경고하고 나섰다.

선거가 공정하게 치러지지 않는다면 미국은 "난장 판"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트럼프의 극렬 지지자 중 한 명인 선동 정치인 로저 스톤(Roge Stone) 같은 사람은 한발 더 나가 아예 계엄령을 선포하여 투표함을 장악하라고 요구했었다.

그가 에미 코니 바렛(Amy Coney Barret) 을 민주당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연방 대법관에 임명한 것도 선거가 불리한 상황으로 흐르면 연방 대법원까지 끌고 가겠다는 포석임을 많은 정치 평론가들은예견(豫見) 하고 있었다.

권력의 속성(屬性)을 모르는 순진한생각이다.

현재의 권력 인컴번트(Incumbent)가 미래 권력 석세서(Successor)를 이긴 일은 역사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이미 권력은 바이든 쪽으로 빠른 속도로이동하고 있다.

하버드대학교 법학교수 노아 휄드만(Noah Feldman)은 11월 6일 불름버그에 기고한 칼럼에서 짧고 명쾌하게 이 상황을 정리하고 있다.

"트럼프는 'Voting must stop' 개표는중단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But votingis already over' 그러나 개표는 이미 끝났다."

배신은 늘 가까운 곳에서부터 찾아온다.

그에게 머리를 조아리던 공화당 의원들이 먼저 등을 돌리기 시작 할 것이다.

그에게 3억 4천만 불을 빌려준 도이체뱅크(Deutsche Bank)가 자금 회수를서두르고 있다는 로이터(Reuters) 통신의 보도도 주목을 끈다.

지금의 혼란은 공화당에서 수습해야 한다.

맥코넬(Meconnel)을 포함한 공화당 상원지도부는 속히 트럼프의 부질없는 "베들렘"을 만류하고 퇴임을 준비하게 해야 한다.

그것이 트럼프 자신을, 그리고 공화당과 미국을 위한 최선의 길이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