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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템피드(Stampede)

아프리카에는 사파리(Safari)를즐길 수 있는 여러 여행지가 있다.

대륙 남쪽의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있는 크루거(Kurger) 국립공원은 최근에 많은 관광객들을 유치하며, 과학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사파리공원의 대표적 성공 사례로 알려져 있다.

크루거 공원 위쪽에는 오카방고(Okabango)와 쵸베(Chobe)가 있다.

앙골라, 잠비아, 보츠와나, 짐바브웨 등을 접하고 있는 광대한 잠비지강이 흐르며 만든 오카방고 습지와 쵸베는 지구상에서 자연상태가 가장 잘보존된 동물의 왕국이다.

그리고, 우리가 Tv를 통해서 많이 보고 있는 케냐의 마사이 마라(Ma- sai Mara)와 탄자니아의 세렝게티(Serenggeti)가 중앙아프리카 동쪽에 자리잡고 있다.

마사이 마라와 세렝게티 사이에는마라강(Mara river)이 흐른다.

두 초원을 가로질러 빅토리아호로흘러가는 이 강에는 해마다 7/8월이 되면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온다.

사람들이 몰려오는 이유는, 아프리카 의 어느 곳에서도 마라강에서 펼쳐지는 것과 같은 야생의 생생한 먹이사슬 현장을 구경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신선한 풀을 얻기위해 마라강을건너야 하는 100만 마리가 넘는 누우 떼들은 강물 속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악어들을 피해 갈 수 없다.

때를 기다리던 누우 떼들은 리더가 물에 뛰어들며 도강(渡江)이 시작된다.

누우 떼들이 삶과 죽음의 한 가운데로 내몰리는 야생의 대 장관(壯觀) 이다.

그런데, 이 극한의 생존 현장에서다큐멘터리 제작자들이 발견하는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

도강을 하는 과정에서 누우 떼들은악어에 잡혀 먹히는 숫자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누우들이자신들 동료의 발굽에 짓밟혀 죽는다는 것이다.

악어에 대한 공포와 뒤쪽에서밀려오는 거대한 힘에 의해 중심을 잃고 쓰러지면 곧바로 죽음으로연결될 수밖에 없다.

동물들의 스템피드(Stampede)다.

마라강은, 그래서, 동물들의 먹이사슬의 냉혹함을 눈앞에서 볼 수 있는 곳이지만, 살기 위해 동료를밟고라도 무조건 앞만 보고 뛰어야 하는 누우 떼들의 절박하고 처절한탈출의 싸움터이기도 하다.

압사(壓死)를 뜻하고 있는 이 스템피드는 꼭 동물의 세계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지극히 이성적인 인간 사회에서도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다른 것이 있다면, 동물 세계에서는 이런 일이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사건이지만, 사람들에게는 아무런전조(前兆)도 없이 느닷없이 충격적으로 일어난다는 것이다.

스템피드의 극적인 예(例)는 나이트클럽의 화재다.

화려한 조명 아래 많은 사람들이 모여 춤을 추며 뜨거운 흥분상태에있을때, 갑자기 화재가 발생하며한꺼번에 출구 쪽으로 몰려들어 일어나는 압사사건 같은 것이 전형적인스템피드다.

종종 외신에서, 축구장이나 공연장 같은 곳에서 일어나는 유사(類似)한사건들의 기사를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스템피드라는 어휘 뒤에는 "순식간에 찾아온 죽음에 대한공포"라는 뉘앙스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스템피드가 일어나는 현장에서는거추장스러운 인간의 이성, 도덕 혹은 질서와 같은 사회적 관념은 순식간에 종적을 감춘다.

그때, 인간은 마라강을 건너가는누우 떼와 같이 원초적 공포 앞에 도망쳐야 한다는 본능밖에 남아있지 않게 된다.

이스라엘의 백신 접종률은 4월 말기준 전 인구의 60 퍼센트가 1차 이상 접종을 마치며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고 있었다.

지난 4월 29일, 1900년 전에 죽은랍비(Rabbi) 시몬 바 요차이를 기리는 유대 정교회 명절 라그바오메(Lag B'omer) 축제도 당국은 이런자신감에서 허가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북부 메몬산에 1만 명 정도의 집회를 승인했지만, 뉴욕타임스(NYT)는 10만 명 이상이 모였다고 보도했다.

코로나 팬데믹 봉쇄 후 처음으로 열린 대규모 축제에서 유대교 신자 들은 마스크를 벗고 밤늦게까지노래와 춤을 추며 즐겼다.

사람들은 분명히 팬데믹으로 오랫동안 억눌렸던 감정에서 해방 되었다는 기쁨과 축제의 열기에 빠져 몸과 마음이 흐트러졌던 게 틀림없다.

이런 와중에 갑자기 스템피드가 일어났다.

축제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으며, 44명이 목숨을 잃고 150명 이상이 큰 부상을 당했다.

메몬산에 모인 신도들은, 유대교인 중에서도 날마다 율법을 외우며 그가르침대로 살아간다는 초정통파(Ultraorthodox) 교인들이었다.

가장 이성적이며 절제하는 사람들로 정평이 나 있는 초정통파 유대교모임에서 이런 원시적인 스템피드가 발생하는 것을 보며 우리는 인간의 한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도 정부 예상대로 접종이 진행 된다면, 적어도 11월쯤에는 야외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 있을 것이다.

그 즈음에 사람들은 해방감으로크고 작은 사회적 혼란을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시민들은 대규모 집회나모임을 최대한 자제하고 시끌벅적한 시간이 지나가기를 차분히 기다리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번 이스라엘 유대정교회스템피드는 위정자나 정부 관료들에게는 귀중한 교훈이 될 수 있다.

그동안의 여러 통제 장치가 풀려 가는 시기가 오면, 오히려 더욱 엄격한 법 집행과 철저한 안전 관리를 실시하므로 만약에 일어날지도 모르는 사회적 재난을 사전에 예방해야 한다.

그래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벚꽃 핀 거리를 걷고, 라일락과 아카시아 향을마음껏 마실 수 있는 환희의 내년 봄을 맞이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