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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Julie)의 계절, 7월

영어 어휘의 어원(語源)을 공부하다 보면, 월(月)을 나타내는 단어들이 상당히 부자연스럽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어휘들의 기원(起源)이라고 할 수 있는 로마력(Roma 曆)은 원래 10달로되어있었다.

그런데, 이 10달 켈런더가 12달로 바뀌며이름들이 어색한 모습을 보이게 된 것이다.

그 이유는 10달 달력에 7월, 8월을 뜻하는 줄라이(July)와 오거스트(August)를억지로 끼워 넣었기 때문이다.

자연히, 기존의 7월, 8월, 9월,10월은 두칸씩 밀려나, 7월이 9월, 8월은 10월, 9월 은 11월 그리고 10월은 12월이 되었다.

이런 변화의 어원학적 근거는 아래와 같다.

- 9월 September의 어원인 라틴어 septa는 원래 7을 나타내는 말이다(예) septangle(7각형) septennial(7년에 한 번)

-10월 October의 어원인 라틴어 octo는8을 나타내는 말이다. (예) octagon(8각형) octopus(문어: 발이 8개 있어서)

-11월 November의 어원인 라틴어nona는 9를 나타내는 말이다. (예) nonagon(9각형) nonagenarian(90 대의/사람)

-12월의 December의 어원인 라틴어deca는 10을 나타내는 말이다. (예) decade(10년) decathlon(10종 경기)

이와 같이, 9월부터 12월까지 이름들이 어원을 심하게 비틀어 놓은 보기 드문변덕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7월의 줄라이(July)가 줄리어스 시이저(Julius Caesar)에서 그리고 8월의 오거스트(August)가 옥타비아누스(August- us)에서 온 것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사실이다.

공화정을 무너뜨리고 제정(帝政) 시대를 연 이 두 영웅의 이름에서 많은 이름들이만들어졌는데, 특히 줄리어스 시이저의줄리어스(Julius)에서 줄리오(julio), 줄리아노(Juliano), 줄리아(Julia), 줄리(Julie) 같은 많은 이름들이 탄생했다.

요즈음, 대통령 후보인 윤석열 씨의 부인김건희 씨가 젊은 시절 고급 술집에서 줄리(Julie)라는 예명(藝名)으로 호스티스 일을 했다는 소문이 떠돌며 많은 사람들이의아해하고 있다.

줄리(Julie)는 줄리어스 시저(Julius Caesar), 줄리어스의 여성형 명사다.

줄라이(July)가 자리 잡은 18세기 이전에는 영어의 7월이 줄리(Julie)로 불리었던 연유로 이런 여성형 이름이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아름다운 이름들을 선물한 줄리어스(Julius)의 기원을 찾아 고대(古代) 로의 먼 여행을 떠나 보는 것도 꽤 흥미롭다.

그 기원은 로마의 위대한 시인 베르길리우스의 작품 <아이네이스>에서 찾을 수 있다.

이야기는 3천여 년 전 트로이 전쟁 시대 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아이네이스>의 주인공 아이네우스는 여신 아프로디테와 트로이 왕족 잉키세스가 정분을 나누어 낳은 아들이다.

호메로스는 그의 작품 <일리아스>에서아이네우스를 트로이의 영웅 헥토르에버금가는 맹장이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트로이 성이 불타며 패색이 짙어갈 때, 아이네우스는 죽음을 각오하고 그리스군과 마지막 결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는 이 처참한 전쟁의 빌미가 된 스파르타 왕비 헬레네에 대한 증오가 사무쳐 오며, 그녀를 죽여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때, 어머니 여신 아프로디테가 나타나 이렇게 말한다.

"내 아들아, 너는 무엇이 그리 괴로워걷잡을 수없이 화를 내는 것이며, 어째서 그리 날뛰는 것이냐. 트로이가 멸망하는 것은 라코니케(스파르타) 여인 튄다레우스의 딸(헬레네)의 가증스러운 미모 탓도아니고 네가 비난하고 있는 파리스 탓도 아니다. 그것은 신들의 가혹함 때문이다."

아프로디테는 이렇게 말하며 속히 불타는 트로이를 떠나라고 말한다.

아이네우스는 어머니의 말을 듣고 평정심을 찾으며, 유민들을 이끌고 트로이 성을탈출한다.

그때부터 시작되는 아이네우스의 파란의장정(長程)이 베르길리우스의 대서사시<아이네이스>의 내용이다.

아이네우스는 긴 여정 끝에 지금의 이탈리아 티베르 강 유역인 라티움 왕국에도착 한다.

당시, 라티움 왕국은 라티누스 왕이 다스리고 있었으며, 그에게는 라비니아라는 아름다운 공주가 있었다.

공주 라비니아는 라티움 왕국 최고의 장수투르누스와 약혼을 한 사이였다.

트로이 이주민에 대한 반감을 갖고 있던투르누스는 아이네우스와 최후의 결전을 피할 수 없었다.

결국, 군중들이 보는 앞에서 둘은 결투를하게되며, 투르누스는 아이네우스에게 가슴에 칼을 맞고 죽게 된다.

투르누스가 죽으며 서사시 <아이네이스> 는 끝을 맺는다.

그러나, 황제 옥타비아누스의 총애와 로마 시민의 존경을 받고 있던 시인 베르길리우스는 로마 건국 신화라고 할 수 있는 그의필생의 역작 <아이네이스>에서 풀어야 할난제(難題)를 안고 괴로워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트로이의 멸망과 로마 건국의 시차(時差)였다.

트로이가 멸망한 것은 기원전 13세기였고, 로마가 건국된 것은 기원전 753년이었다.

베르길리우스가 11년간의 각고의 노력 끝에 <아이네이스>를 완성한 후, 트로이가 있었던 소아시아를 여행해 보고 싶었던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여행 중 열병을 얻어 귀국길에 있을 때, 친구 바리우스(Lucius Varius Rufus) 에게 만약 귀국하기 전에 자신이 죽게 되면 <아이네이스>를 불태우라고 부탁 했던 것은 그가 미완의 <아이네이스>로 인해 얼마나 고뇌했는지를 알 수 있게 한다.

그러나, 황제 옥타비아누스의 명령으로<아이네이스>는 거의 원형 그대로 살아남았고, 역사가들은 이 작품에서 영감을 얻어 아이네우스 이후의 로마 건국 역사를 이어가게 된다.

후세 사가(史家)들의 로마 역사는 이렇게펼쳐진다.

아이네우스는 라비니아 공주와 결혼하여아스카니우스라는 아들을 낳게 되고, 자신이 이끌고 온 트로이 유민과 라티니족이 힘을 합쳐 라비니움(Lavinium) 이라는 도시를 건설하여 3년간 통치하다죽는다.

아이네우스의 아들 아스카니우스는 성장 하여 이 라비니움을 떠나 자신의 알바롱가 왕국을 건설한다.

그 후 아스카니우스의 자손들이 300년 동안 알바롱가 왕국을 다스리다, 마지막 왕 누미토르(Numitor)의 딸 레아 실비아(Rhea Silvia)가 로물루스와 레무스 쌍동 이를 낳고, 그중 로물루스가 로마를 건국 하게 된다.

우리는 로마 건국의 시조를 로물루스라고 알고 있지만, 이렇게 신화를 따라 올라가 다 보면 알바롱가 왕국이 나오며 아스카니우스라는 인물을 만나게 된다.

그런데, 아스카니우스는 "이울루스"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다.

줄리어스 시이저의 줄리어스(Julius)는 바로 이 이울루스(Iulus)에서 왔다.

따라서, 7월을 나타내는 줄리(Julie)와줄라이(July)의 선조는 3000년 전 알바롱가 왕국의 초대 왕 이울루스다.

대중들은 유명인에 대해서 그 사람의인격이나 능력의 유무보다는 타블로이드(Tabloid) 기사 같은 자극적인 내용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

김건희 씨가 줄리라는 이름으로 술집호스티스를 했든 안 했든, 그것이 그렇게중요하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호스티스도 엄연한 직업이고, 형편이 어려우면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그런 사실이 없는데도 만들어낸이야기라면 참으로 악의적이며 음모론적인모함이다.

그러나, 만약, 그녀가 기자와 인터뷰를 하며 적극적으로 부정했던 줄리의 이야기, 다른 검사와 동거 및 유럽 동행 여행 같은 내용들이 하나라도 사실로 밝혀진다면 그녀는 보통 여자가 아니다.

법적인 문제는 아니지만, 거짓말을 그렇게천연덕스럽게 하는 여자라면 아무리 생각해도 영부인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어쩌다 로마 신화 속의 알바롱가 왕국에서 태어난 이름 줄리(Julie)가 머나먼 극동의 나라, 이곳까지 와서 세간의 입에 오르내리게 되었는지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