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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바라 리(Barbara Lee), 그녀의 용기를 기억한다

지난 8월 31일 밤, 미국의 마지막 C-17수송기가 카불 공항을 이륙하며, 사실상, 아프카니스탄 철수 작전은 마무리되었다.

이 작전을 통해 미군과 아프칸 협력자들 그리고 동맹관계에 있던 관련자들 12만 명이 카불을 빠져나왔다.

아프칸 정부군은, 서방 정보기관의 예상을 크게 빗나가게 하며, 일찌감치 텔레반에 항복을 했다.

미군의 공습이 시작되며, 2001년 11월 13일 새벽 한순간에 힌두 쿠쉬산(Hindu Kush Mountains)으로 사라졌던 텔레반이 점령군으로 돌아와 이미 카불을 장악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철수 작전이 순조롭지 못할 것이라는 말들이 있었고, 예상대로, 8월 26일 "이슬람 국가 호라산(Islamic State Khorasan)" 자살테러에 의해 미군 13명을 포함해 170명이 죽고 많은 사람들이 부상을 당하는 불행한 사고가 있었다.

이 테러로 인해 바이든 정부에 대한 미국 내 여론이 급격히 나빠졌으며, 특히, 공화당 의원들은 국회에서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한편으로, 상당수의 정치 평론가들은 20년 전쟁을 마무리하고 철수하는 과정에서 이 정도의 혼란은 충분히 예상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45년 전 월남 패망으로 미군의 사이공 철수 과정을 지켜보며, 헨리 키신저(Hen- nry Kissinger)가 한 유명한 말을 떠오르게 한다.

"군사 작전에서 엘리건트 버그아웃(Ele- gant bugout) 보다 어려운 것은 없다."

속된 표현으로 "전쟁을 하다 폼 나게도망치는 것보다 어려운 일은 없다"라는 말이다.

어쨌든, 바이든 행정부의 철수작전에 대해 많은 뒷말들이 있지만 철군은 완료 되었고 아프카니스탄 전쟁은 끝났다.

미군과 민간 안전요원 6천 명 이상이 죽고, 2만 명 이상이 부상을 당했으며, 아프간인들은 군과 민간인 10만 명 이상이 죽고 3백만 명이 넘는 난민을 만들었다.

미국이 그동안 전쟁에 쏟아부은 돈은보수적으로 계산해도 2조 달러가 넘고, 부상자를 포함한 전쟁 후유증으로 앞으로 들어가야 할 막대한 비용도 부채로남아있다.

"역사를 통해서 배우지 못하는 민족은미래가 없다"라는 말은 많은 의미를 함축한 경구(警句)이지만, 진부한 이야기로치부하는 사람들도 의외로 많다.

철군 과정에 대해 시끄러운 논란이 있는 가운데에서도, 요란스럽지는 않지만, 아프카니스탄 전쟁을 돌아보며 자성(自省)하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는 것은 그나마다행이다.

며칠 후 9월 11일은 뉴욕 9.11 테러가발생한지 만 20년이 되는 날이다.

2001년 9월 11일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자 알 카에다에 의해 세계무역센터가공격당해 붕괴되자 미국인들은 큰 충격에휩싸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미국인들은 해외의 테러조직들이 미국 본토를 공격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즉시, 테러와의 전쟁, "워 온 테러(War on Terror)"라는 이름으로 전쟁을 준비했다.

9.11 테러는 미국인들을 하나로 뭉치게했으며, 전쟁 준비는 일사불란하게 진행 되었다.

그러나, 이런 극도로 경직된 사회 분위기속에서도 몇몇 정치 평론가들은 "아프카니스탄 침공은 미국 역사상 가장 어리석은전쟁"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특히, 테러 발생 불과 3일 후 있었던 하원 전쟁 결의안 투표에서 민주당 의원 바바라리(Barbara Lee)의 2분 동안의 짧은 연설 은, 지금 돌아보면, 얼음처럼 차가운 이성(理性)이 담긴 메시지였다.

그녀는 연단에 올라, 테러로 목숨을 잃은희생자들의 유가족들에게 조의를 표하고위로의 말을 전하며 연설을 시작했다.

그러나, 그녀는 이렇게 말을 이어갔다.

"September 11th changed the world. Our deepest fears now haunt us. Yet, I am convinced that military action will not prevent further acts of inter- national terrorism against the United States. This is very complex and complicated matter."

"9.11 테러는 세상을 바꿔놓았습니다. 지금 (우리는) 형언할 수 없는 두려움에 빠져 있습니다. 그러나, 나는 군사적 행동 이 국제 테러조직들의 미국에 대한 테러를 멈추게 할 수 있다고는 생각지는 않습니다. 이는(이슬람의 테러는) 복잡하고 많은 요인들이 얽혀있는 문제입니다."

미국인들은 그녀의 연설에 분노했고, 공화당은 물론 그녀가 소속한 민주당에서도 맹 비난이 쏟아졌다.

언론은 그녀를 넛케이스(Nutcase), 미친여자라는 모욕적인 말로 비난하는 보도도서슴지 않았다.

아프카니스탄 전쟁 결의안은 하원에서420:1 그리고 상원에서 98:0로 통과 되었다.

물론, 상하원에서 유일하게 결의안에반대 표를 던졌던 사람은 바바라 리 의원이었다.

그녀는 당시 반역자(traitor), 테러리스트(Terrorist), 반미주의자(Anti- American) 와 같은 비난을 잘 견디며 2002년 재선에성공했고, 지금도 하원 의원으로 일하고 있다.

20년 동안 끌어오던 아프카니스탄 전쟁은, 아무런 소득 없이 미국은 천문학적 돈을 쏟아붓고 깊은 상처만 남기고 끝났다.

그때 바바라 리 의원을 미친 여자, 넛케이스(Nutcase)라고 조롱하던 정치인들과언론에게, 이제, 그녀를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그들은 지금 이렇게 말하고 있다.

"She looks like a sage." "그녀가 마치 현자(賢者)처럼 보인다."

흥미로운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북한의 김정은이 금방 전쟁을 할 것처럼 적대적 감정싸움을 하던 2017년 11월, 바바라 리 의원은 의회에서 트럼프의호전적 언행를 비난하는 이런 연설을 했다.

"There is no military solution to the conflict with North Korea. This adm- Inistration must end the name- call- ing and saber rattling. President Tru- mp must de-escalate his rhetoric before it is too late." "북한과의 갈등을 군사적으로 해결할 방법은 없다. 이 정부는 모욕적인 언사나무력시위적 위협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너무 늦기 전에 절제된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

우리 사회는 다시 대통령 선거를 몇 달 남겨 놓은 정치의 계절로 들어섰다.

정치인들은 건설적인 정책개발을 소홀히 하며, 어떤 형태로든, 북한을 정치로 끌어들이는 포퓰리즘 유혹에 한눈을 팔면안된다.

특히, 북한을 불필요하게 자극하거나호전적인 레토릭(Rhetoric)을 가볍게 여기는 정치인들을 경계해야 한다.

가끔 우리는,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미국과 함께 금방 북한을 제압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돌이킬 수 없는 재앙적망상(妄想)이다.

세계적인 군사 학자들은 거의 모두, 만약, 한반도에서 전면전이 발발하면 "지난 70년 동안 대한민국이 이룬 모든 기적은 한순간에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몇 개월이면 끝날 것으로 착각했던 미국의 아프카니스탄 전쟁에서, 그리고 그 허망한 전쟁의 대가와 참상을 예견(豫見) 하고 홀로 반대했던 바바라 리 의원의용기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를 깊이 숙고(熟考) 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지난 역사를 돌아보며 미래를 준비하는 지혜를 얻는 자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