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정치(政治)를 넘다
스포츠에는 많은 종류가 있다.
그 가운데서 축구처럼 오랜 세월 동안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관중을 열광 시켰던 운동은 없다.
인류학자들은 그 이유를, 축구가 투쟁 하며 살아야 하는 인간의 삶, 즉, 전쟁과 가장 많이 닮은 경기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당연히, 축구는 오늘날에도 인종과 종교 그리고 지역과 이념을 뛰어넘어 인류가 가장 사랑하는 스포츠다.
스포츠가 거대한 산업의 한 축이 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축구는 한 나라의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기도 한다.
2차 대전 후 서서히 기울던 영국 경제를 다시 다이나믹한 도전 쪽으로 방향을돌리게 했던 요인이 프로 축구 리그, 프리미어 리그였다고 주장하는 경제 학자들이 많다.
또, 전통적 축구보다 아메리칸 풋볼을더 선호하는 미국을 향해서, 미국 스포츠부흥을 위해서 미국은 필연적으로 축구를 메인 스포츠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축구는 대륙별로 수많은 리그들이 있다.
그중에서 유럽 국가들의 리그가 세계 축구를 주도하고 있는데, 영국의 프리미어 리그(Premier League), 스페인의라리가(LaLiga), 독일의 분데스리가(BUNDESLIGA), 프랑스의 리그앙(LIGUE 1) 그리고 이탈리아의 세리에에이(SERIE A)가 대표적이다.
이 5대 리그 중, EPL(English premier League)이라 불리는 영국의 프리미어리그는 가장 인기가 높다.
그래서, EPL은 축구 선수들에게는 꿈의무대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EPL은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시청하는 스포츠쇼다.
축구가 가장 사랑받는 스포츠이기는 하지만, 한편으로, 그라운드와 관중석에서 끊임없이 인종 차별 발언이나 욕설이난무하는 거친 운동이기도 하다.
특히, 그동안 유럽 리그에서 아시아 선수에 대한 편견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심했다.
"아시아 선수는 신체적으로 백인이나흑인에 비해 축구를 잘 할 수 없다"라는 축구 전문가들의 이야기는 차치하고, 빅 리그에 진출한다고 해도 팀 내에서골 찬스가 있어도 패스를 해주지 않는 등의 괄시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어젯밤, 토트넘의 손흥민 선수는 노리치시티와 경기에서 리그 23골, 원더 골을성공시키며 아시아 선수로는 난공불락으로만 여겨졌던 EPL 득점 왕 자리에 올랐다.
이것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아시아 축구 의 새로운 역사다.
그는 최근 EPL 최정상의 선수로 꼽히는 "이집트 왕자'라 불리는 리버풀의 모하메드 살라와 공동 득점 왕이 되었지만, 살라는 그의 23골 중에 5개의 페널티킥이 포함되어 있어, 23개 골 모두를필드 골로 이룬 손흥민이 올 시즌 진정한 EPL 골든 부츠 주인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지난밤 손흥민이 이룬 EPL 득점 왕을 바라보는 이웃나라 중국과 일본의 반응이 참으로 복잡하다.
일본인들은 "한국 선수가 이런 위업을달성한 것이 분하지만, 황인종이 축구에서 백인과 흑인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손흥민 선수는 존경할 수밖에 없다"라는 의견이 주류다.
아직까지, 한 명의 선수도 EPL에 보내 지 못한 중국은, 그 EPL에서 골든 부츠 를 손에 든 손흥민 선수에 대해 국적을 떠나 존경을 표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때로는, 스포츠는 정치를 뛰어넘는다.
최근, 한중일의 복잡한 정치 경제 상황 속에서 손흥민의 EPL 골든 부츠 수상 은, 이렇게, "아시아"라는 미묘한 공통분모를 던져주고 있다.
정치는 언제나 적(敵)을 만든다.
끊임없이 크고작은 적대 세력을 부각시켜 자신들의 입지를 확고히 하려는공학적 메커니즘(Mechanism) 속성을 갖고 있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스포츠는, 특히, 가장 원시적이라고 하는 축구는, 역설적으로, 가장 인간적이라고 할 수 있다.
손흥민이라는 걸출한 수퍼 스타와 시대를 함께한 것을 감사한다.
내가 태어난 대한민국에서 이런 대(大) 스타가 태어난 것이 기쁘다.
그러나, 이번 손흥민 선수의 EPL 골든 부츠 수상이 우리만의 잔치가 아니라 전 아시아인의 기쁨으로 오래오래 남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