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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23자·5분 남짓·모비 딕(Moby-Dick)과 스타벅(Starbuck)

모비 딕(Moby-Dick)과 스타벅(Starbuck) [2]

고래잡이는 세상에서 가장 힘들고 위험한 일 중의 하나다.

고래를 발견하면, 우선, 추격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고래가 어느 정도 지치게 되면본선에서 여러 척의 소형 보트를 내리고작살잡이들이 이 보트를 이용해 가까이접근해 공격을 한다.

이때, 창을 맞고 발버둥 치는 거대한 고래와 피 냄새를 맡고 몰려든 상어떼를 함께 상대하며 싸워야 하는 선원들은 그야말로 피를 말리는 극한의 상황을견뎌야 했다.

싸움이 끝이 나고 고래가 죽게 되면, 포경선은 이 거대한 물고기를 해체하기 위해 본선에 매달고 가까운 항구를 찾아 정박하게 된다.

선원들은 고래를 끌고 올 때 배고픈상어떼를 만나게 되면, 또, 밤낮없이 이 바다의 약탈자들과 전쟁을 치러야 한다.

고래를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전리품을 지켜야 하는 싸움이 얼마나처절했는지 소설의 아래와 같은 구절은잘 말해주고 있다.

"- because such incalculable host of sharks gather round the moored carcase... little more than the skel- eton would be visible by morning. (가끔) 묶여 예인되는 고래의 사체에셀 수 없는 상어들이 덤벼들어... 아침이 되면 (고래의 살이 찢겨나가) 뼈가 보일 정도가 된다."

고래를 해체하고, 모든 작업이 끝이나면선원들은 쉴틈도 없이 다시 고래를 쫓아항해를 시작한다.

허만 멜빌의 <모비 딕>이 위대한 작품으로 평가받는 이유는, 피쿼드 호라는고래잡이배를 등장시켜 인간의 고단한 삶을 자유로운 구성과 독특한 문체를 통해 아름다운 서사시로 승화 시켰다는독자들의 폭넓은 공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고래잡이 뱃사람들의 반복되는 이 끝없는 노고는, 왠일인지, 창세기의 아담을 동산에서 쫓아내며 야훼께서 이른 "네 평생에 수고하여야 그 소산을 먹으리라"라는 구절을 떠오르게 한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허만 멜빌은 <모비 딕>을 통해서 고달픈 삶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인생은 다 그런 것이다"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위로하고 있다.

피쿼드 호의 모항이며 선원들의고향과 같았던 난투켓에는 이런 노래가 있다.

"So be cheery, my lads, let your hearts never fail, While the bold harpooneer is sriking the whale! 그러니 즐거워 하라, 사내들이여, 너는 결코 좌절하지 말아라, 용감무쌍한 작살잡이가고래를 공격하는 동안에는!"

육신의 고달픔과, 밀려오는 외로움 속에서 소설의 주인공 이스마엘은 강인 하고 꿋꿋한 퀴퀘그를 많이 의지했다.

소설 속에서 이스마엘은 퀴퀘그를"내 이교도(異敎徒) 동료(pagan com- panion), 내 둘도 없는 친구(bosom- friend)라고 표현했다.

고래잡이배들의 또 다른 어려움은장시간 배 위에서 생활하며 기후가 다른 지역으로 계속해서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풍토병에 쉽게 노출될 수밖에 없다.

불행하게, 전사(戰士)와 같은 작살잡이퀴퀘그가 열병에 걸리고 말았다.

그는 하루 종일 식은땀을 흘리며 앓아누웠다.

점점 초췌해지는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며 퀴퀘그는 죽음이 다가오고 있음을 직감하게 된다.

그런데, 죽음 앞에 선 퀴퀘그의 모습이경이로울 정도로 담담하다.

퀴퀘그는 목수에게 자신의 장례를 위하여 통나무를 파서 카누(Canoe)와 비슷한 관(棺)을 만들어 줄 것을 부탁 한다.

목수는 그의 요구를 받아들이며, 몸을 측정하고 그가 바라던 모양의카누관(coffin- canoe)을 정성을 다해 만들어주었다.

몸을 가눌 수 없던 퀴퀘그는 동료들에게 자신을 관에 눕혀줄 것을 부탁 한다.

그는 관에 누워 안심이 되는 듯 이렇게 조용히 말한다.

"라마이(Rarmai)".

이 말은 "It is easy: 편안하다"라는퀴퀘그의 아프리카 고향 말이다.

그는 이렇게 수많은 섬들이 실루엣 처럼 펼쳐진 별이 빛나는 밤에, 정들었던 동료들과 이별을 하고, 카누에 누워 홀로 대양을 여행할 준비를 마쳤다.

아--- 그러나, 퀴퀘그는 기적처럼 다시 일어난다.

그는 할 말을 잊고 말없이 흐느끼며불면의 밤을 보내야 했던 친구 이스마엘을 두고 떠나지 않았다.

점점 힘을 되찾은 퀴퀘그는 작살을 들고 고래와 싸울 준비를 하고 있었다.

몸을 완전히 회복한 그는 자신의 주검을 위해 준비했던 카누관을 옆에 두고, 시간이 날 때면 무언가를 조각하고 개인적인 물품을 넣어두며 소중하게 간직 했다.

피쿼드 호의 겉모습은 여느 포경선과다를 바 없는 평범한 어선이다.

그러나, 피쿼드 호의 메인 마스트(main mast), 주 돛대에는 커다란 스페인 금화 더불린(Doubloon)이 미소를 지으며유혹하는 여인처럼 빛나고 있다.

에이하브 선장은 한낮에 수평선 너머 를 바라보며 멍하니 서있을 때가 있고, 모두가 잠든 한밤중에 테이불 위의지도를 응시하며 무엇인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되었다.

그의 마음은 지금, 분명히, 세상의 모든상념을 버리고 모비 딕만을 쫒고 있다.

일등항해사 스타벅은 에이하브 선장의 이런 어처구니없는 복수심을 바라보며 괴로워한다.

그는 논리적이며 이성적인 사람이었으며, 피쿼드 호에서 에이하브에게 조언과 바른말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소설은 그의 성품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Starbuck was an honest, upright man. 스타벅은 정직하고 반듯한 사람이었다."

그는 에이하브에게, 자칫 재앙으로 돌아올 수 있는 악명 높은 모비딕에 대한 복수를 버리고, 선원들의 가족들이 기다리고 있는 난투켓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충언을 한다.

스타벅을 찬찬히 바라보던 에이하브는 이렇게 말한다.

"Oh, Starbuck! it is mild, mild wind, and mild looking sky. On such a day --- very much such a sweetne- ss as this --- I struck my first whale --- a boy- harpooneer of eighteen! Forty --- forty --- forty years ago! --- ago! Forty years of continual whal- ing! Forty years of privation, peril, and stormtime! Forty years on the pitiless sea! 오, 스타벅! 오늘은 (정말) 상쾌한 날이 네, 바람은 부드럽고, 하늘은 쾌청하구먼. 오늘 같은 날이었지, 정말 오늘 같은 달콤한 날이었다네--- 그날 나는 처음으로 고래를 향해 작살을 던졌지--- (그때) 나는 18살 소년 작살잡이였었네! --- 40년--- 40년--- 40년 전이구먼! --- 그렇게 세월이 흘렀네! 그 40년 동안 나는 고래만 쫓았지! 구차스럽고, 위험한 폭풍 같은 세월이었어! (그렇게) 40년을 무자비한 바다에서살아왔다네!"

에이하브는 지난 세월을 돌아보며회한에 젖은 듯 혼잣말처럼 이야기했다.

그는 신혼의 달콤함도 없었고, 아이들과 함께 했던 따뜻한 추억도 없다.

어쩌면, 그는 덧없이 지나간 인생의허무를 자신의 다리를 빼앗아간 모비딕에 대한 분노로 발전시켰는지 모른다.

스타벅은 직감적으로 에이하브 선장이 피쿼드 호를 비극의 길로 몰고 가는 것을 감지하지만, 그가 살아온 인생의아픔에 연민을 느낀다.

그는 마음속에 에이하브의 복수에 대해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Vengeance on a dumb brute that simply smote thee from blindest insticnt! 이성이 없는 짐승에 대한 복수는 인간의 가장 어리석은 본능일 뿐이다!"

스타벅은 가끔 에이하브를 체포해서난투켓으로 돌아가는 극단적 생각까지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