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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의 귀환(歸還)

고대 그리스의 호메로스 이후, 서양 문학은 시대에 따라 여러 나라들이 주도 와 쇠락을 거듭하며 발전해 왔다.

그런데, 철학이나 사학 등을 배제한시와 소설 같은 순수 문학 부문은, 근대에 들어서며 영국과 프랑스가 이끌었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이런 현상은, 아무래도, 당시 유럽 문화를 견인한 언어가 영어와 프랑스어였던영향이 컸으리라 여겨진다.

물론, 독일의 괴테, 러시아의 톨스토이와 도스토옙스키, 스페인의 세르반데스 같은 거장들이 있지만 영국과 프랑스와 같이 폭넓은 창작자들을 갖고 있지는 못했다.

현대에 와서는 영어가 국제 공용어로 자리를 굳히며, 프랑스어 작품들도 영어로 번역되어 독자들에게 읽히고 있지만, 프랑스어가 유럽 문학과 예술에 끼친영향은 지대하다.

대문호 괴테도 프랑스어는 유럽인들을계몽하는데 참으로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유럽의 고전 소설을 읽다 보면, 그들의사회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뿌리 깊은계급이 자리 잡고 있었고, 그 벽을 허물려는 시민들의 싸움도 치열했던 것을 알 수 있다.

예술이 갖고 있는 특성이 그렇듯이, 소설도 상류층, 즉, 귀족들의 이야기가 의외로 많다.

귀족의 순위는 공작(duke), 후작(mar- quis), 백작(count, earl), 자작(visco- unt), 남작(baron)으로 나누어져 있다.

우리가 자주 접하는 어휘인, 이름 앞에써(Sir)라는 경칭을 붙여주는 기사(kn- ight) 계급은 "나라에 대한 공을 인정받아 왕으로부터 훈위를 받은 남자"로귀족은 아니다.

이들 중 문학 작품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말은 단연 백작이다.

영국에서는 유럽의 다른 나라와 달리 백작을 부르는 칭호로 얼(Earl)과 카운트(Count)라는 말을 함께 사용했다.

"Earl"은 옛 북유럽 사회의 상류 계급을 나타내는 말에서 차용한 단어이며, "Count"는 프랑스의 백작을 가리키는콩테(Comte)에서 온 어휘다.

흥미로운 것은, 서양 문화, 특히, 프랑스 문화를 흠모하던 일본인들이 명치유신을 거치며 프랑스의 귀족 이름도 흉내를낸 것 같다.

사회의 상류 지도층 인사들을 불어의"콩테'로 고상하게 부르고 싶었지만, 받침 발음이 부정확한 일본어의 특성상 "꼰대"라고 불렀던 모양이다.

그 꼰대가 일제 식민 시대를 거치며 자연스럽게 우리 사회에 들어왔는데, 지체 높은 귀족을 표현하는 이 단어는 의미가 완전히 뒤틀려 "자기주장만옳고, 타협을 모르는 영감"이라는 풍자적 뜻으로 변했다.

꼰대의 뉘앙스를 그 시대에 비춰보면, 별 지식과 덕망도 없는 인물이 친일 인사가 되어 고관 행세를 하며 사람들을 가르치려 한다는 느낌이 물씬 풍긴다.

어휘 하나가 태어나고 사용되었던흔적을 따라가다 보면, 이렇듯 한 시대의 사회상을 그려 볼 수 있는 쏠쏠한재미도 있다.

중국 관련 이야기로 소란스러운 요즘, 얼마 전 눈에 띄는 경제 뉴스 하나가 사람들을 놀라게 한 일이 있었다.

지난 4월 9일 블룸버그 통신, 파이낸셜타임스 등에 따르면, 미국의 전기 자동차 회사 테슬라는 중국 상하이에 메가 팩배터리 공장을 신축해 캘리포니아 공장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미중 간에 패권 경쟁으로 긴장이 어느 때 보다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우리를 포함한 동맹국들에게 대중국투자를 막고 있으면서, 정작, 자신들의 기업은 중국에 첨단 공장을 짓겠다고 하니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여러 속 사정이 있겠지만, 일론 머스크회장의 결심은 단호한 것 같다.

한마디로 "정치는 정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에서 절대 물러설 수 없다" 라는 의지의 표현 같다.

그런데, 테슬라의 이런 결정은 미국 경제의 대중국 관계를 조금만 더 깊이 들여다보면 별로 이상할 것도 없다.

언론들이 영화 제목 같은 중국과 "헤어질 결심", 디커플링(Decoupling)을 끊임없이 떠들고 있지만 현실은 절대 그렇지 않다.

미국 최대 첨단 기업인 애플의 중국과의끈끈한 관계는 말할 필요도 없다.

월마트는 중국에서 400개가 넘는 대형마트를 운영하고 있다.

중국의 1700여 도시에서, 스타벅스는 6000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KFC는 8600개의 매장을 갖고 있다.

미국의 글로벌 호텔 체인인 힐튼과 메리어트는 중국에서 1000개가 넘는 호텔을운영하고 있다.

특히, 메리어트가 중국 혐오 뉴스가 넘쳐나던 작년 2022년 한 해에만 호텔을 50개나 지었다.

미국 GM 자동차는 자사 대표 브랜드인뷰익(Buick)을 미국보다 중국에서 더 많이 판다.

어디 그뿐인가, 화이자, 코카콜라, 존슨 엔 존슨, P&G 같은 미국의 글로벌기업들도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주도권을 놓치지 않으려 필사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금방이라도 모든 경제 교류를 단절할것 같은 미국이라는 나라의 야누스(Ja- nus)와 같은 두 얼굴이다.

그리고 "탈 중국", "수출 다변화"라는명분과 함께 중국 시장과 거리를 두려는 우리 정부와 언론들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 방문을 통해, 지금까지 대중국 수동적 군사정책에서 벗어나, 한미일 군사동맹을 강화하여 중국 봉쇄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모습을 보인 것을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고 있다.

상당수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이나 일본과 달리 나라 경제를 수출에 절대적으로의존하고 있는 국내 현실을 무시한 신중치 못한 처신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만약, 한미일 동맹이 강화되어 중국을압박하게 된다면,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특수한 상황 그리고 수출 집약적 산업 구조를 고려하면, 중국의 보복에 우리가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은 명확하다.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은출발 전부터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며칠 전 4월 20일 윤 대통령이 로이터(Reuters)와 인터뷰한 내용이 전 세계로타전되며 발생한 일이다.

핵심적인 논란의 발언은 아래 센턴스다.

"If there is a situation the internat- ional community cannot condone, such as any large-scale attack on civilians, massacre or serious viol- ation of the laws of war, it might be difficult for us to insist only on humanitarian or financial support.

만약, (러시아가) 국제사회가 인정할 수 없는 대규모 민간인 공격, 대량학살 혹은 전쟁 법규를 심각하게 어긴다면, 우리로서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 적 혹은 경제적 지원만을 주장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언뜻 듣기에는 완곡한 표현 같지만, 지금까지 한국 정부가 견지해왔던 분쟁 지역에 대한 "살상 무기 원조, 래틀 에이드(Lethal Aid) 금지 원칙"을 깰 수 있다는 놀라운 발언이다.

무엇보다, 수십 년 동안 지켜왔던국가적 외교 원칙을 국회나 야당과한마디 협의도 없이 대통령이 외신과인터뷰 과정에서 별일 아니란 듯이 언급하는 자체가 황당한 일이다.

윤 대통령의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는 러시아 문제에서 끝나지 않았다.

그는 중국 관련 이슈를 처음에는 조심스럽게 접근하다, 가장 첨예한 주제인타이완과 관련하여 난데없이 목소리를높였다.

"After all, these tentions occured because of the attempts to chan- ge the status quo by force, and we together with the international co- mmunity absolutely oppose such a change.

결국, 이러한 긴장은 (중국이) 힘에 의해 현재의 상황을 바꾸려는 시도 때문에 일어난 것이며, 우리는 국제 사회와 함께 이런 변화를 단연코 반대한다."

윤 대통령의 러시아와 중국에 대한 이런발언에 대해, 대통령실과 주변 사람들은"인권과 민주주의의 보편적 가치" 위에서 의견을 말한 것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파장이 만만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