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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을 위한 동화 어린왕자

경제 성장과 과학의 발전으로, 돌아보면, 지난 반세기는 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말밖에는 표현할 단어가 마땅치 않다. 그만큼 우리들의 주변은 놀랍게 변했으며 생활은 풍요롭고 편리해졌다. 그러나, 세상은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이 있다.

언젠가부터 도시에는 별이 사라졌다. 어린 시절, 여름밤이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하던별들은 어둠이 내리며 어느새 온통 보석을뿌려 놓은 듯 하늘을 가득 메웠다. 그 별들이 모두 사라지고,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의 거리에는 이제 네온 불빛만 요란하게 반짝이고 있다.

잃어버린 별에 대한 동경은 우리뿐이 아닌 것 같다. 정말 많은 세계의 여행자들이순수한 태고의 별을 보기 위해 멀고 험한데스티네이션(Destination)을 찾는다. 그중에서도 북아프리카의 사하라는 별을 찾는 여행객들이 가장 사랑하는 곳이다.

최근의 사하라 여행 상품은 모로코를 통한루트가 가장 많이 알려져 있다. 그러나, 사하라는 유럽 대륙보다 큰 광대한 면적의사막이다. 당연히, 사하라의 진입은 모로코뿐만아니라 지중해를 끼고 있는 북아프리카 국가들, 즉, 이집트, 리비아, 튀니지, 알제리아 등을 통해서도 가능하다.

필자도 리비아와 튀니지 국경 부근에서사하라 깊숙이 들어가는 여행을 몇 번 한 경험이 있다. 보통 도요타 랜드크루서(To- yota Land Cruiser)나 랜드로버( Land Rover) 사륜(4 wheel) SUV를 이용하여이동을 한다. 섭씨 40도가 넘는 사막은 몇 시간을 달려도 모래 평원과 듄(Dune)만 보인다. 가끔 만나는 오아시스 마을에는 사람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드물게 더위에 지친 양과 염소들만 어슬렁 거린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해가 지면 이곳저곳에서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삼삼오오 밖에 나와 모인 그들은 편하게 앉아 차를 마시며 이야기꽃을 피운다. 이렇게, 사막은오렌지색 대지에 노을이 지면, 한낮의 무기력함을 떨치고 장대한 별들의 합창과 함께 생명을 되찾는다.

사막을 사람들이 레저(Leisure)를 위해 찾기 시작한 것은 2차 대전 후라고 봐도무방하다. 찌는 듯한 더위와 물 한 모금 구하기 힘든 황량한 모래의 광야를 여행할 이유가 없었다. 이런 사막을 사람들이 찾게된 것은 예술과 문학의 힘이 컸다고 할 수 있다. 사막을 배경으로 한 많은 영화와사진들은. 그곳만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보여주며 현대인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문학에서도 사막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작품이앙투안 드 생텍쥐페리(Antoine de Saint Exupery)의 <어린왕자: Le Petit Prince> 다. 특히, 이 소설은 별을 보기 위해, 사람들로 하여금 사막을 찾게 만든 결정적 역할을 했다.

작가 생텍쥐페리는 1900년 프랑스 리용에서 태어났다. 1944년 44세의 젊은 나이에 죽은 그의 인생은, 한마디로 표현하면, '비행기와 문학'이었다. 그는 비행기 조종을 세상의 무엇보다 사랑했다. 조종사로군 복무를 하던 중, 사고로 머리를 크게 다 쳐 전역을 한 생텍쥐페리는, 생계를 위해 자동차 외판원, 잡지사 기자와 같은 일을 해야 했지만, 결국, 조종사로 돌아왔다.

민간 비행기를 조종하던 생텍쥐페리는 다시 군에 자원입대해 정찰 비행대 조종사로 근무를 하게 된다. 그는 또 문학에 대한열정이 뜨거워 틈이 날 때마다 글을 썼고, 비행 중에도 늘 소설책을 끼고 있었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2차 대전이 발발하고파리가 나치 독일에 함락되자, 생텍쥐페리는 1941년 미국으로 망명했고, 2년 뒤인1943년 4월 뉴욕에서 <어린왕자>를 발표했다. 군과 민간회사 비행사로 일할 때, 모로코와 알제리아에서 근무했던 생텍쥐페리는 사막에서 많은 비행을 했다. <어린왕자>는 이런 그의 모험적 경험에서 탄생 했다.

많은 사람들은 <어린왕자>를 어린이를 위한 작품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이 작품은 분명히 어른들의 책이다. 작가 생텍쥐페리도 <어린왕자>를 친구 레옹 베르트(Leon Werth)에게 바친다며 이렇게 말했다. "내가 이 책을 어른에게 바친 데 대해 이 책을 읽게 될지도 모를 어린이에게 용서를 빈다."

생텍쥐페리가 직접 그린 삽화와 함께 풍요로운 서정적 언어로 독자들을 미지의 시적(詩的) 세계로 인도하는 <어린왕자>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작품의 주인공 '나'는 여섯 살 때 그린 그림1호 '맹수를 삼키려는 보아 뱀'과 2호 그림'코끼리를 삼킨 보아 뱀'을 어른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화가가 되기로 한 꿈을 접고 조종사가 되었다. 소설은 그 주인공 '나'가 6년 전 사하라 사막에 비행기엔진 고장으로 불시착했던 때를 떠올리며 시작된다.

일주일 정도 버틸 만큼의 물만 갖고 있던 그는, 빨리 비행기 수리를 마치고 돌아가야 할 형편에 있었다. 인가에서 천 마일이나 떨어진 망망대해와 같은 모래사막에서 그는 외롭고 쓸쓸한 첫날밤을 맞았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 해가 뜰 무렵 '나'는 어떤인기척에 소스라치게 놀라 눈을 떳다.

"이봐요. 양 한 마리만 그려줘요!" "뭐라고?" " 양 한 마리만 그려줘요!"사방을 조심스럽게 살펴보니, 정말 이상한 소년이 그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서 있었다. 그는 너무도 놀란 나머지 눈을 휘둥그레뜨고 갑자기 나타난 소년을 바라보았다. 소년은 사막에서 길을 잃고 방황하는 아이 처럼 보이지 않았다. 소년은 지쳐 있거나배고프고 목마른 것 같지도 않았다. 이것이 '나'와 소년의 첫 만남이었다.

그 뒤, 주인공 '나'와 소년은 많은 이야기들을 주고받는다. 소년은 소행성 B 612에서온 아이였다. '나'는 소년을 그때부터 어린왕자라고 불렀다. 시간이 지나며 '나'는 어린왕자의 별과 왕자가 그 별을 떠났을 때 의 일, 그리고 지구까지 찾아온 긴 여행에 대해 알게 되었다.

바오밥 나무 씨 이야기, 어린왕자가 해지는 석양빛을 좋아한다는 이야기, 수백만 년 전부터 가시를 갖고 있는 꽃, 그리고 그 꽃을 먹어야 하는 양의 이야기 등.... '나'는 비행기를 수리하며 이런 이야기들을 어린왕자로부터 들을 수 있었다.

어린왕자의 별은 활화산 2개가 있는 집보다 조금 큰 아주 조그만 혹성이다. 그래서, 나중에 거대한 크기가 되는 바오밥 나무의 씨가 날라와 싹이 트면 빨리 뽑아내야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어디선가 날아온 씨 하나가 싹이 텄다. 싹은 자라서 조그만 나무 가 되더니, 더 이상 크지 않고 꽃이 피기 시작했다. 꽃은 녹색 방에서 몸을 단장하다해 뜨는 아침 드디어 얼굴을 내밀었다.

"오! 정말 아름답구나!"어린왕자가 감탄하며 말했다. "그래요? 저는 햇님과 함께 태어났어요...." 그런데, 꽃은 아름다운 모습과 달리, 겸손 하지 않고 허영심을 갖고 어린왕자를 괴롭혔다. 꽃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네 개의 가 시를 자랑하며, 호랑이도 무섭지 않다는 괜한 허풍을 떨기도 했다. "호랑이는 무섭지 않지만, 바람은 무서워요. 바람막이를 해주세요. 이곳은 정말 추워요. 하지만 내가 살던 나라에는...." 꽃은 입을 다물었다. 사실 꽃은 씨의 형태로 있었기 때문에 다른 세계에 대해 알 까닭이 없었다. 새빨간 거짓말을 한 것을 알고 꽃은 얼굴을 붉혔다.

어린왕자는 꽃이 무엇 때문에 허영을 부리고, 거짓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어린왕자는 꽃에 대한 여러 가지 복잡한 감정이 쌓이며, 지식을 넓히기도 할겸 자신의 별을 떠나기로 마음 먹는다. 어린 왕자는출발 하는 날 활화산과 사화산을 깨끗이 청소하고, 근래에 돋아난 바오밥의 싹도 뽑아 냈다. "잘 있거라"어린왕자가 작별 인사를 했지만 꽃은 대답이 없다. "잘 있어"어린왕자가 다시 말하자, 꽃은 겨우 대답했다. "전 바보였어요. 용서해 주세요. 그리고 부디 행복하세요."어린왕자는 꽃이 조금도 원망하지 않는 것을 보며 놀라 우두커니 서 있었다. "주저하지 말고, 일단 떠나기로 마음 먹었으면 어서 가세요." 꽃은 울고 있는 자기 모습을 어린 왕자에게 보이고 싶지 않았다. 그처럼 자존심이 강한 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