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출에서 '나'가 줄고 있다 — 1인칭 지문 20년 추적
영어 지문은 크게 두 종류입니다. 누군가의 경험을 따라가는 이야기체와, 주장이나 현상을 설명하는 설명체입니다. 앞엣것은 읽기 편하고 뒤엣것은 버겁습니다.
이 비율이 변했는지 재봤습니다. 방법은 단순합니다 — 지문에서 I·my·me를 세어 3회 이상이면 1인칭 서술 지문으로 분류했습니다. 대상은 2006~2026년 기출 산문 지문 6,326개입니다.
1인칭 지문이 16.4%에서 13.9%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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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간 | 1인칭 지문 비율 | 전체 읽기량 중 비중 |
|---|---|---|
| 2006–2012 | 16.4% | 22.4% |
| 2013–2019 | 15.2% | 21.1% |
| 2020–2026 | 13.9% | 19.4% |
지문 수 기준 2.5%p, 읽기량(단어 수) 기준 3.0%p가 줄었습니다. 읽기량 쪽이 더 크게 빠진 건 1인칭 지문이 상대적으로 짧아졌다는 뜻입니다.
연도별로 보면 감소가 꾸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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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도 | 지문 수 | 1인칭 지문 비율 |
|---|---|---|
| 2006 | 189 | 19.6% |
| 2010 | 378 | 15.1% |
| 2013 | 381 | 16.3% |
| 2016 | 336 | 17.0% |
| 2019 | 353 | 13.0% |
| 2021 | 335 | 13.4% |
| 2023 | 340 | 15.3% |
| 2025 | 342 | 12.9% |
2016년 17.0%를 마지막 고점으로 내림세입니다. 2026년은 8.7%까지 떨어졌지만 상반기 184지문뿐이라 확정할 수 없습니다.
1인칭 지문 안에서도 '나'가 옅어졌다
더 흥미로운 건 이쪽입니다. 1인칭으로 분류된 지문만 따로 모아, 그 안에서 I·my·me가 나오는 밀도를 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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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간 | 1인칭 지문 내 밀도 | 나머지 지문 |
|---|---|---|
| 2006–2012 | 548 | 12 |
| 2013–2019 | 428 | 11 |
| 2020–2026 | 314 | 10 |
1만 단어당 548회에서 314회 — 거의 반토막입니다.
1인칭 지문의 수만 준 게 아니라, 남아 있는 1인칭 지문도 예전만큼 '나'를 앞세우지 않습니다.
예전 이야기체 지문이 "나는 ~했다, 나는 ~느꼈다"로 촘촘히 이어졌다면, 지금은 같은 일화라도 상황 묘사와 설명 문장이 사이사이 들어갑니다. 한 문장이 17.3단어에서 21.0단어로 길어진 흐름과 같은 방향입니다.
사라진 건 '인용'이 아니라 '나'다
이야기 요소 전반이 줄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큰따옴표가 들어간 지문 비율은 오히려 31.8% → 37.3% 로 늘었고, said의 빈도도 줄지 않았습니다(1만 단어당 16.8 → 18.8).
즉 대사와 인용은 늘고, 화자의 1인칭 시점만 줄었습니다. 지문이 "내가 겪은 일"에서 "누군가가 이렇게 말했다"로 옮겨 간 셈입니다. 후자가 설명문에 가깝습니다.
유형별로는 완전히 갈린다
2016년 이후 지문을 유형별로 나눠 보면, 1인칭은 특정 유형에 몰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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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형 | 지문 수 | 1인칭 지문 비율 |
|---|---|---|
| 장문내용일치 | 103 | 56.3% |
| 지칭추론 | 157 | 54.1% |
| 목적 | 154 | 48.7% |
| 심경·분위기 | 156 | 45.5% |
| 글의순서 | 465 | 20.6% |
| 내용일치 | 218 | 12.8% |
| 주장 | 148 | 7.4% |
| 제목 | 318 | 5.3% |
| 빈칸추론 | 664 | 4.1% |
| 주제 | 157 | 1.9% |
| 요약문 | 124 | 0.7% |
| 안내문일치 | 298 | 0.0% |
상위 네 유형(장문·지칭추론·목적·심경)에 이야기가 몰려 있습니다. 이 넷은 시험지에서 43~45번, 30번대 초반, 18~19번 자리로 번호가 거의 고정돼 있습니다.
반대로 빈칸추론(4.1%)·주제(1.9%)·요약문(0.7%) 은 사실상 100% 설명문입니다. 배점이 높고 어려운 유형이 전부 이쪽입니다.
학습에 주는 함의
- 쉬운 구간은 여전히 이야기입니다. 18~19번(목적·심경), 43~45번(장문)은 1인칭 비율이 절반에 가깝습니다. 여기는 이야기 읽듯 빠르게 통과하는 게 맞습니다.
- 점수가 갈리는 구간은 전부 설명문입니다. 빈칸·주제·요약문에서 이야기체 독해 습관(장면을 따라가며 읽기)은 도움이 안 됩니다.
- 전체 흐름은 설명문 쪽입니다. 읽기량 기준으로 이야기 비중이 22.4%에서 19.4%로 줄었습니다. 어휘도 같은 기간 계속 넓어졌습니다.
한 문장으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기출은 20년에 걸쳐 조금씩 '이야기책'에서 '설명서'로 이동했고, 그 이동은 아직 멈추지 않았습니다.
집계 대상: 2006~2026년 고1·고2·고3 학력평가·모의평가·수능 영어 독해 문항 중 60단어 이상 산문 지문 6,326개. 1인칭 지문은 I·my·me가 3회 이상 나온 지문으로 정의했습니다. 2026년은 상반기 회차만 집계돼 표본이 작습니다. 짝수형은 중복이라 제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