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은 26단어 길어졌는데 어휘 밀도는 20년째 그대로
지문이 길어졌다는 건 이미 숫자로 확인했습니다. 그러면 다음 질문은 이것입니다. 길어진 지문은 더 빽빽해졌을까요?
같은 100단어 안에 서로 다른 단어가 많이 들어 있으면 읽기 부담이 큽니다. 같은 단어가 반복되면 한 번 파악한 개념이 계속 재사용되니 부담이 작습니다. 이 밀도를 재는 지표가 어휘 다양도입니다.
지문 앞 100단어를 잘라 서로 다른 단어 수를 센 결과를 21년치로 늘어놓았습니다. 길이가 다르면 비교가 안 되므로 앞 100단어로 길이를 맞췄습니다.
21년 내내 0.69~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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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도 | 어휘 다양도 | 대상 지문 |
|---|---|---|
| 2006 | 0.685 | 134 |
| 2009 | 0.695 | 288 |
| 2012 | 0.698 | 407 |
| 2015 | 0.698 | 302 |
| 2018 | 0.707 | 313 |
| 2021 | 0.696 | 304 |
| 2024 | 0.700 | 304 |
| 2026 | 0.707 | 158 |
최저 0.685, 최고 0.707. 21년 전체가 0.02 폭 안에 들어 있습니다.
구간으로 묶으면 더 분명합니다.
| 구간 | 어휘 다양도 | 대상 지문 |
|---|---|---|
| 2006–2012 | 0.6975 | 1,581 |
| 2020–2026 | 0.6997 | 1,950 |
20년 차이가 0.002, 0.2%p입니다. 통계적으로 같다고 봐야 할 수준입니다. 앞 150단어 기준으로 다시 재도 0.634 → 0.641로 결론이 바뀌지 않습니다.
그런데 지문 하나의 단어 종류는 늘었다
| 구간 | 지문 평균 길이 | 서로 다른 단어 |
|---|---|---|
| 2006–2012 | 150.1단어 | 94.0종 |
| 2020–2026 | 176.0단어 | 106.8종 |
지문 하나에서 만나는 단어 종류가 94개에서 107개로 13개 늘었습니다. 밀도는 그대로인데 종류가 는 건 모순이 아닙니다. 길어진 만큼 새 단어도 정확히 비례해 따라 들어왔다는 뜻입니다.
전체 길이로 나눈 비율은 오히려 0.626에서 0.607로 떨어집니다. 글이 길어지면 앞에서 쓴 단어를 다시 쓰게 되므로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이것 역시 "빽빽해졌다"는 증거가 아닙니다.
지문이 어려워졌다는 체감의 출처는 어휘 밀도가 아닙니다. 밀도는 20년째 고정이고, 늘어난 건 총량입니다. 같은 농도의 글을 26단어 더 읽는 것입니다.
유형별로는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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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형 | 어휘 다양도 |
|---|---|
| 함축의미 | 0.708 |
| 어휘 | 0.707 |
| 목적 | 0.706 |
| 제목 | 0.706 |
| 주제 | 0.701 |
| 빈칸추론 | 0.698 |
| 글의순서 | 0.695 |
| 내용일치 | 0.690 |
| 지칭추론 | 0.688 |
| 장문내용일치 | 0.685 |
가장 높은 함축의미(0.708)와 가장 낮은 장문내용일치(0.685)의 차이가 0.023으로, 20년 변화폭보다 큽니다. 연도보다 유형이 밀도를 더 많이 설명합니다.
지칭추론과 장문내용일치가 낮은 건 같은 인물·사물을 계속 가리키는 서사라 대명사와 반복어가 많기 때문입니다. 함축의미와 어휘 문항이 높은 건 한 문장 안에서 개념을 갈아 끼우는 논설문이 주로 쓰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무엇이 어려워졌나
어휘 밀도가 아니라면 답은 이미 나와 있습니다. 한 문장이 17단어에서 21단어로 길어졌습니다. 같은 밀도, 같은 단어를 더 긴 문장 안에 담는 쪽으로 바뀐 것입니다.
읽기 부담의 성격이 다릅니다. 단어가 빽빽하면 단어를 몰라서 막히고, 문장이 길면 구조를 놓쳐서 막힙니다. 후자는 단어장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공부에 어떻게 반영하나
1. 단어 수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체감이 안 바뀝니다. 밀도가 20년째 같으니, 모르는 단어의 비율은 예나 지금이나 비슷합니다. 어휘는 상위 2,000개까지가 승부처이고 그 위는 수익이 급격히 떨어집니다.
2. 훈련의 축은 문장 구조로 옮겨야 합니다. 20단어가 넘는 문장에서 주어와 동사를 즉시 붙잡는 연습이 실제 차이를 만듭니다.
3. 서사형 유형은 밀도가 낮아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지칭추론·장문은 반복어가 많습니다. 시간이 부족할 때 먼저 확보할 구간입니다.
정리
20년간 지문은 26단어 길어졌지만 어휘 밀도는 0.2%p밖에 안 움직였습니다. 지문이 어려워진 방식은 "빽빽해짐"이 아니라 "같은 농도로 더 길어짐" + "문장이 길어짐"입니다. 대비의 방향도 거기에 맞춰야 합니다.
집계 대상: 2006~2026년 고1·고2·고3 학력평가·모의평가·수능 영어 독해 문항 중 60단어 이상 산문 지문 6,326개. 어휘 다양도는 지문 앞 100단어 안의 서로 다른 소문자 형태 수를 100으로 나눈 값이며, 100단어 미만 지문은 제외했습니다. 유형별 값은 대상 지문 80개 이상인 유형만 실었습니다. 짝수형은 중복이라 제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