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전 기출로 요즘 지문의 96%가 읽힌다 — 어휘는 교체되지 않는다
기출 지문의 소재는 이미 바뀌었습니다 — digital은 5.4배, data는 3.2배로 늘었고 AI는 2017년에 처음 등장했습니다. 그렇다면 옛 기출로 공부하면 요즘 시험에 안 맞는 것일까요.
소재가 바뀐 것과 어휘가 교체된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반대 방향으로 셌습니다. 2006~2012년 기출에 한 번이라도 나온 단어를 모아 어휘집을 만들고, 2020~2026년 지문을 그 어휘집으로 덮어 봤습니다.
| 기간 | 지문 | 단어 수 | 고유 형태 |
|---|---|---|---|
| 전기 2006~2012 | 1,699 | 253,817 | 13,018개 |
| 후기 2020~2026 | 2,126 | 374,334 | 15,267개 |
학년 간 비교와 같은 방식이고, 축만 학년에서 연도로 바꾼 것입니다. 고유명사 3,844개(인명·지명)는 뺐습니다.
14년을 건너 96.2%
| 어휘집 | 형태 수 | 대상 | 커버리지 |
|---|---|---|---|
| 전기 2006~2012 | 13,018 | 후기 지문 | 96.2% |
| 후기 2020~2026 | 15,267 | 전기 지문 | 97.1% |
전기 어휘집으로 후기 지문 단어의 96.2%가 덮입니다. 반대로 후기 어휘집으로 전기 지문을 덮으면 97.1%입니다. 양방향 모두 96~97%대입니다.
이 숫자는 고1 기출 어휘로 고3 지문을 덮은 95.2%보다 오히려 높습니다. 즉 학년 차이보다 14년의 시간 차이가 어휘에 덜 영향을 줍니다. 2006년 고3 시험지와 2026년 고3 시험지는, 어휘 구성으로 보면 거의 같은 시험입니다.
후기 지문 하나당 전기 어휘집 밖 단어는 평균 6.6개, 중앙값 6개입니다. 2,126개 지문 중 78개(3.7%)는 전기 어휘로 완전히 덮입니다.
새로 들어온 단어의 절반은 한 번만 나왔다
전기 어휘집 밖에 있는 후기 전용 형태는 6,112개(후기 형태의 40.0%)입니다. 그런데 이 중 3,050개(49.9%)는 2020~2026년 동안 단 한 번 나왔습니다.
| 후기 전용 형태 | 개수 | 비율 |
|---|---|---|
| 7년간 1회만 등장 | 3,050 | 49.9% |
| 2회 이상 등장 | 3,062 | 50.1% |
빈출 쪽을 보면 성격이 갈립니다.
| 단어 | 등장 | 성격 |
|---|---|---|
| instructor | 43회 | 일상·소재어 |
| snowman | 39회 | 일상·소재어 |
| grapes | 36회 | 일상·소재어 |
| empathy | 32회 | 학술어 |
| atoms | 24회 | 학술어 |
| algorithms | 24회 | 학술어 |
| neurons | 23회 | 학술어 |
| sensory | 22회 | 학술어 |
instructor·snowman·grapes·pumpkin·carrot은 어휘 수준이 올라간 결과가 아니라 소재가 달라진 결과입니다. 실제로 "새 어휘"라 부를 만한 것은 empathy·atoms·algorithms·neurons·sensory 쪽이고, 개수로는 소수입니다.
상위 2,000개면 81.8%
전기 기출에서 빈도 상위 N개만 골랐을 때 후기 지문이 얼마나 덮이는지입니다.
숫자 표로 보기
| 전기 빈출 상위 | 후기 지문 커버리지 |
|---|---|
| 500개 | 66.1% |
| 1,000개 | 73.8% |
| 2,000개 | 81.8% |
| 3,000개 | 86.0% |
| 5,000개 | 90.5% |
| 8,000개 | 93.7% |
학년 간 비교에서 나온 수치와 소수점 수준에서 겹칩니다(상위 2,000개 기준 81.7% 대 81.8%). 어떤 기출 묶음에서 빈출어를 뽑아도 결과가 같습니다 — 고1이든 고3이든, 2006년이든 2026년이든, 상위 2,000개가 80%대 초반을 덮고 그 뒤로는 완만해집니다.
이것이 상위권 밖 어휘의 값이 급락한다에서 본 구조와 같습니다. 어휘 분포가 시간과 학년에 걸쳐 안정적이라는 뜻입니다.
공부에 쓰는 법
- 옛 기출을 버릴 이유가 없습니다. 2006~2012년 기출 어휘로 최근 지문의 96.2%가 덮입니다. 어휘 학습 재료로서 옛 기출의 값은 거의 그대로입니다.
- 다만 유형 형식은 다릅니다. 어휘는 그대로여도 20년 사이 사라진 유형과 새로 생긴 유형이 있고, 선택지 길이와 발문 형식은 바뀌었습니다. 어휘는 옛 기출로, 형식 적응은 최근 기출로 나눠 쓰는 편이 맞습니다.
- "요즘 지문은 어휘가 어려워졌다"는 체감은 어휘가 아니라 소재일 수 있습니다. 새로 들어온 단어의 절반은 7년에 한 번뿐이고, 자주 나오는 쪽은 empathy·neurons 같은 특정 분야 용어입니다. 분야 배경지식 쪽을 보완하는 게 단어를 늘리는 것보다 빠릅니다.
- 지문당 6.6개는 모르는 단어를 만났을 때의 기준선이 됩니다. 최근 지문을 읽다가 모르는 단어가 열 개를 훨씬 넘으면, 어휘량 자체가 전기 기출 수준에 못 미친다는 신호입니다.
이 집계가 말하지 않는 것
커버리지는 "읽을 수 있다"와 다릅니다. 96.2%는 단어 단위 지표입니다. 같은 단어가 더 추상적인 맥락에서 쓰이면 체감 난도는 올라갑니다. 실제로 읽기 쉬움 점수는 20년간 13.3점 떨어졌습니다 — 어휘는 그대로인데 난도는 올라갔다는 것이 두 집계를 같이 놓았을 때의 결론입니다.
어형(lemma)을 묶지 않았습니다. algorithm과 algorithms를 다른 형태로 셉니다. 따라서 "후기 전용 형태 6,112개"는 실제 새 단어보다 많은 숫자이고, 이월률 96.2%는 과소평가 쪽입니다.
전기와 후기의 말뭉치 크기가 다릅니다. 전기 253,817단어, 후기 374,334단어입니다. 큰 말뭉치가 작은 말뭉치를 덮을 때 유리하므로, 97.1%(후기→전기)가 96.2%(전기→후기)보다 높은 데에는 크기 효과가 섞여 있습니다. 방향별 수치를 그대로 비교하기보다 양쪽 모두 96% 이상이라는 점을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2013~2019년은 뺐습니다. 두 기간을 떨어뜨려 비교하기 위해 중간 7년을 제외했습니다. 중간 구간을 포함하면 커버리지는 더 올라갑니다.
지문 60단어 이상, 15유형만 썼습니다. 문장삽입·어법·무관한문장·도표는 본문이 선택지 필드에 들어가 제외했습니다. 집계 기준은 집계 방법에 적어 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