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에 숫자가 나오면 유형이 반쯤 정해진다 — 기출 6,536개의 숫자 포함률
유형별 신호 단어에서 지문 첫 줄로 유형을 맞힐 수 있는지 봤습니다. 거기서 가장 강한 신호는 단어가 아니라 숫자였습니다. 이번에는 그것만 따로 셌습니다.
조건은 단순합니다. 지문 안에 아라비아 숫자(0~9)가 하나라도 있으면 1, 없으면 0. 철자로 쓴 수(three, twenty)는 세지 않았습니다. 대상은 읽기 쉬움 집계와 같은 15개 유형 6,536문항입니다.
유형별 숫자 포함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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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형 | 문항 | 숫자 있음 |
|---|---|---|
| 장문내용일치 | 111 | 100.0% |
| 안내문일치 | 399 | 98.5% |
| 내용일치 | 520 | 83.7% |
| 지칭추론 | 327 | 80.4% |
| 목적 | 268 | 54.5% |
| 글의순서 | 761 | 48.9% |
| 제목 | 632 | 34.7% |
| 요약문 | 259 | 30.9% |
| 어휘 | 320 | 30.0% |
| 빈칸추론 | 1,529 | 28.4% |
| 주제 | 357 | 26.6% |
| 요지 | 366 | 23.8% |
| 심경·분위기 | 297 | 23.2% |
| 함축의미 | 132 | 20.5% |
| 주장 | 258 | 12.8% |
위쪽 네 개와 아래쪽 열한 개는 다른 글입니다
상위 네 유형(장문·안내문·내용일치·지칭추론)은 80% 이상입니다. 아래 열한 개 중 55%를 넘는 건 하나도 없습니다. 그 사이에 뚜렷한 절벽이 있습니다.
상위 네 유형의 공통점은 사실 확인입니다.
- 장문내용일치 100% — 111문항 전부에 숫자가 있습니다. 예외가 없습니다. 인물 전기나 생물·지역 소개가 주된 소재이고, 연도·수치가 반드시 들어갑니다
- 안내문일치 98.5% — 날짜·시간·요금·인원. 숫자 없는 안내문은 안내문이 아닙니다
- 내용일치 83.7% — 설명문이 주류입니다
- 지칭추론 80.4% — 서사문인데도 높습니다. 대화·날짜·나이가 끼어듭니다
하위권은 논증과 추상 개념입니다. 주장 12.8%, 함축의미 20.5%, 요지 23.8%. 필자의 의견을 쓰는 글에는 숫자가 들어갈 자리가 없습니다.
숫자 하나로 할 수 있는 판별
이 분포를 뒤집으면 시험장에서 쓸 수 있는 판단이 됩니다. 숫자가 있는 지문 2,860개만 모았을 때 유형 구성은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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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형 | 문항 | 숫자 있는 지문 중 비중 |
|---|---|---|
| 내용일치 | 435 | 15.2% |
| 빈칸추론 | 434 | 15.2% |
| 안내문일치 | 393 | 13.7% |
| 글의순서 | 372 | 13.0% |
| 지칭추론 | 263 | 9.2% |
| 제목 | 219 | 7.7% |
| 목적 | 146 | 5.1% |
| 장문내용일치 | 111 | 3.9% |
| 나머지 7개 | 487 | 17.0% |
빈칸추론은 포함률이 28.4%뿐이지만 문항 수가 1,529개로 압도적이어서 절대 수로는 내용일치와 공동 1위가 됩니다. 그래서 "숫자가 보이면 안내문"이라는 식의 단정은 틀립니다. 숫자가 있어도 일곱 번에 한 번은 빈칸추론입니다.
반대 방향은 훨씬 강합니다. 숫자가 없는 지문 3,676개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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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형 | 문항 | 숫자 없는 지문 중 비중 |
|---|---|---|
| 빈칸추론 | 1,095 | 29.8% |
| 제목 | 413 | 11.2% |
| 글의순서 | 389 | 10.6% |
| 요지 | 279 | 7.6% |
| 주제 | 262 | 7.1% |
| 심경·분위기 | 228 | 6.2% |
| 주장 | 225 | 6.1% |
| 어휘 | 224 | 6.1% |
| 안내문일치 | 6 | 0.2% |
- 안내문일치는 0.2%로 사라집니다. 3,676개 중 6개뿐입니다
- 장문내용일치는 0개 — 111문항 전부에 숫자가 있어서 이 표에 아예 없습니다
- 주장·요지·주제·함축의미를 합치면 23.7%입니다. 전체 비중(17.0%)의 1.4배로 뜁니다
"숫자 없음 → 사실 확인형이 아니다" 이 판단은 거의 확정적으로 쓸 수 있습니다. 그 반대는 아닙니다.
왜 이게 유용한가
시험지를 받으면 번호로 유형이 거의 정해집니다. 2021년 이후 배치는 고정됐습니다. 그래서 유형 판별 자체는 실전에서 큰 문제가 아닙니다.
실전에서 쓰이는 건 읽는 방식의 전환입니다.
- 숫자가 보이면 대조 독해로 갑니다. 안내문·내용일치는 지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이해할 필요가 없습니다. 선택지와 숫자를 짝지어 확인하는 작업입니다. 안내문의 어휘 난도가 가장 높다는 집계가 있는데도 이 유형에서 시간이 덜 걸리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 숫자가 없으면 흐름 독해로 갑니다. 주장·요지는 문장 하나하나를 확인해도 답이 안 나옵니다. 연결어와 문장 간 관계를 따라가야 합니다
- 숫자는 지문을 반쯤 읽기 전에 눈에 들어옵니다. 글자와 모양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첫 문장을 해석하기 전에 전환이 가능합니다
유보
아라비아 숫자만 셌습니다. 철자로 쓴 수(two hundred, the nineteenth century)는 0으로 분류됐습니다. 특히 논증형 지문은 수를 철자로 쓰는 경향이 있어서, 하위권 유형의 실제 "수 언급률"은 여기 숫자보다 높을 수 있습니다.
측정한 건 "아라비아 숫자가 보이는가"이고, 그게 시험장에서 눈으로 판별 가능한 신호라서 그대로 두었습니다. "이 지문이 수량 정보를 다루는가"를 재려면 다른 집계가 필요합니다.
집계 범위: 2006~2026년 고1~고3 전국연합학력평가·수능 영어 독해 문항 중 지문이 온전히 수록된 15개 유형 6,536문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