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동태는 20년째 그대로다 — 변한 건 학년이다, 기출 6만 문장 집계
수동태는 영어 수업에서 가장 오래 가르치는 문법이면서, 가장 자주 "요즘은 잘 안 쓴다"는 말이 붙는 문법입니다. 그런데 학생이 실제로 시험장에서 만나는 지문에 수동태가 몇 번 나오는지는 아무도 숫자로 말해 주지 않습니다.
2006~2026년 기출 산문 지문 6,145개(105만 단어, 6만 3천 문장) 에서 be동사 + 과거분사 형태를 전수로 셌습니다. 결론은 세 줄입니다.
- 전체 평균은 100문장당 13.7개 — 일곱 문장에 한 번꼴입니다.
- 20년 동안 추세가 없습니다. 2006년 12.0개, 2026년 11.8개입니다.
- 대신 학년에서 갈립니다. 고1 11.8개 → 고3 14.9개로, 고3 지문이 26% 더 씁니다.
20년 동안 평평하다
연도별 100문장당 수동태 개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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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도 | 집계 문장 | 100문장당 수동태 |
|---|---|---|
| 2006 | 1,628 | 12.0 |
| 2009 | 3,151 | 12.7 |
| 2012 | 4,308 | 13.1 |
| 2015 | 3,360 | 14.7 |
| 2018 | 3,378 | 13.5 |
| 2021 | 3,562 | 14.3 |
| 2023 | 3,363 | 15.0 |
| 2025 | 3,555 | 12.8 |
| 2026 | 1,968 | 11.8 |
21년 전체에서 가장 낮은 해가 11.8개(2026), 가장 높은 해가 15.5개(2008) 입니다. 폭이 3.7개뿐이고, 올라가다 내려오기를 반복해 방향이 없습니다. 같은 기간에 지문 길이는 꾸준히 늘었고 한 문장의 단어 수도 17.3단어에서 21.0단어로 늘었습니다. 문장이 길어지는데도 수동태 비중만은 제자리라는 뜻입니다.
문장이 길어진 분량은 수동태가 아니라 종속절과 콜론·대시 쪽으로 갔습니다. 같은 데이터에서 그 둘은 분명히 증가합니다 — 다음 글에서 따로 다룹니다.
학년이 올라가면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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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년 | 집계 문장 | 100문장당 수동태 |
|---|---|---|
| 고1 | 15,522 | 11.8 |
| 고2 | 17,507 | 13.2 |
| 고3 | 30,084 | 14.9 |
고1 → 고2 → 고3이 11.8 → 13.2 → 14.9 로 거의 일정한 간격의 계단을 만듭니다. 학년마다 1.4개씩 올라갑니다.
이 패턴은 기출의 다른 지표와 성격이 다릅니다. 유형 구성비는 학년 사이에 1%p 안쪽으로 똑같고, 어휘 밖 비율 같은 지표도 완만하게 움직입니다. 그런데 수동태는 학년 차이가 26%로 뚜렷합니다.
이유는 소재에 있습니다. 고3 지문은 연구·이론·추상 논증 쪽으로 쏠리고, 그런 글은 행위자를 숨기는 문장을 많이 씁니다("It is believed that…", "The data were collected…"). 반대로 고1 지문에는 인물이 등장하는 서사문이 더 많고, 서사문은 주인공이 주어로 나오니 능동태가 자연스럽습니다. 아래 유형별 표가 이 설명을 뒷받침합니다.
유형별로 3.5배 차이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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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형 | 집계 문장 | 100문장당 수동태 |
|---|---|---|
| 요약문 | 2,249 | 21.1 |
| 안내문일치 | 2,801 | 18.4 |
| 제목 | 5,835 | 16.2 |
| 주제 | 2,500 | 16.1 |
| 어휘 | 2,759 | 15.7 |
| 빈칸추론 | 12,117 | 15.6 |
| 내용일치 | 6,071 | 15.4 |
| 함축의미 | 1,149 | 14.1 |
| 요지 | 2,797 | 13.7 |
| 글의순서 | 9,687 | 12.0 |
| 목적 | 2,052 | 11.7 |
| 주장 | 1,880 | 11.3 |
| 지칭추론 | 5,832 | 8.9 |
| 장문내용일치 | 2,345 | 6.9 |
| 심경·분위기 | 2,837 | 6.1 |
가장 높은 요약문(21.1) 과 가장 낮은 심경·분위기(6.1) 사이에 3.5배 차이가 있습니다. 이 순서는 "어려운 유형 순서"가 아니라 글의 종류 순서입니다.
- 위쪽(요약문·제목·주제·빈칸추론)은 전부 학술 논증문입니다. 실험 결과와 이론을 설명하니 수동태가 몰립니다. 요약문이 1위인 건 원문 축약이라 정보 밀도가 가장 높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 안내문일치(18.4) 가 2위인 건 결이 다릅니다. 공고문은 "Registration is required", "Lunch will be provided" 같은 규정 문장이 글의 뼈대라 수동태가 구조적으로 들어갑니다.
- 아래쪽(지칭추론 8.9·장문내용일치 6.9·심경 6.1)은 서사문입니다. 사람이 주어가 되어 움직이는 글이라 수동태를 쓸 자리가 거의 없습니다. 심경·분위기 지문의 be동사 85.6%가 과거형이라는 집계와 같은 방향입니다.
그래서 무엇을 해야 하나
1. 수동태 학습 비중을 유형으로 배분하는 게 맞습니다. 빈칸추론·요약문·제목을 준비하는 학생에게 수동태 해석은 자주 쓰는 도구입니다(100문장당 15~21개 = 지문 하나에 1.5~2번). 반면 심경·지칭추론 대비에 수동태 훈련 시간을 많이 쓰는 건 비효율입니다.
2. 고1 교재로 고3을 준비할 때 생기는 공백이 여기 있습니다. 유형 구성은 학년 간에 거의 같지만, 문장 구조는 다릅니다. 고1 지문 100문장에 11.8개, 고3 지문에 14.9개 — 고1 교재만 풀면 수동태 노출량이 5분의 1만큼 적습니다. 유형 훈련은 고1 기출로도 되지만, 구문 노출은 학년을 올려서 보충해야 합니다.
3. "요즘 영어는 수동태를 안 쓴다"는 말은 기출에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20년간 그대로입니다. 시험 영어는 현대 영어의 변화보다 글의 장르 구성에 더 영향을 받습니다.
이 집계가 말하지 않는 것
- 수동태 판정은 패턴 근사입니다.
be동사 + (부사) + 과거분사를 정규식으로 셌고, 불규칙 과거분사는 60개 목록으로 처리했습니다. 따라서 ①be + -ed 형용사(be interested in, be tired of)가 수동태로 함께 잡히고 ②get + 과거분사수동은 빠지고 ③목록에 없는 불규칙 과거분사는 놓칩니다. 즉 절대 수치는 과대·과소가 섞여 있습니다. 다만 같은 규칙을 모든 연도·학년·유형에 똑같이 적용했으므로 비교값(학년 계단·유형 순위·연도 추이)은 유효합니다. - 문장 분리도 근사입니다. 마침표·물음표·느낌표 뒤 공백을 기준으로 끊어 Mr.·U.S. 같은 약어에서 과다 분할이 일어납니다. 이 역시 전 구간에 동일하게 작용합니다.
- 수동태 개수는 난이도가 아닙니다. 수동태가 많다고 꼭 어려운 문장은 아니고, 이 글은 "어느 유형이 어렵다"를 주장하지 않습니다. 유형 난이도는 어휘 난이도·읽기량 같은 다른 지표로 따로 봐야 합니다.
- 본문이 선택지로 들어가는 네 유형(문장삽입·어법·무관한문장·도표)은 제외했습니다. 이 유형은 지문 필드에 본문 전체가 들어오지 않아 지문 기반 지표를 왜곡합니다.
집계 대상: 2006~2026년 고1·고2·고3 전국연합학력평가·모의평가·수능 영어 독해 문항 중 60단어 이상 산문 지문 6,145개(105만 단어, 6만 3천 문장). 수능 짝수형 시험지는 홀수형과 동일 문항이라 제외했습니다. 집계 방법과 수집 범위는 집계 방법 문서에 적어 두었습니다.